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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_만나고 싶은 사람들

어쩌다 보니 수능 특집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 고등학교 동창들과의 수다는 항상 “아~ 고등학교 때로 돌아가고 싶다”라는 말로 마무리된다. 남자친구 이야기, 화장품, 직장 이야기까지 자신이 준비했던 카드를 다 준비하고 나면 이제 더 이상 할 말이 없으니 자리를 파하자는 의미다. 어쨌든 그 말의 이차적 의미를 파악했으니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긴 하지만 동시에 ‘대체 왜 고등학교 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거지?’ 하는 의문이 든다. 친구들은 여고시절의 천진함과 낭만을 떠올리며 추억에 젖어들지만 나는 오히려 정작 그 친구들이 기억하지 못하는 청춘의 그늘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하고 싶어진다. “야, 넌 기억 안나? 너 성적 안 오른다고 독서실 한 구석에서 펜으로 팔뚝 찌르며 자해했잖아. 그리고 넌, 성격 사납다고 내내 왕따 당했잖아. 그래도 그때가 좋아?”라고 말이.. 더보기
수상한 감기의 계절이 찾아왔다. 원고를 계속 빵꾸내다 보니 어느새 가을을 지나 겨울이 오고 있네요. 새로 바뀐 휴로그 담당자 후배의 눈을 피해가다보니 벌써 2주가 지났습니다; 그게 안 쓰려고 한 게 아니라....제가...병에 걸렸거든요. 콜록콜록. 감기에 걸렸습니다. 콜록콜록- ⓒ mcfarlandmo 감기04 (感氣)l [감ː-] 「명사」『의학 주로 바이러스로 말미암아 걸리는 호흡 계통의 병. 보통 코가 막히고 열이 나며 머리가 아프다. -국립국어연구원 표준국어대사전 감기! 해마다 이맘때면 감기 조심하세요~ 독감 예방주사를 맞으라는 뉴스가 많아집니다. 그럼 이 감기는 뭘까요? 궁금한 건? 과학팀이 아닌 인터넷에 물어봐야 합니다. (암요~ 아무럼요~) 감기: 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해 코와 목 부분을 포함한 상부 호흡기계의 감염 증상으로,.. 더보기
책을 만드는 시간 드라마 좋아하시나요? 최근 , 일명 ‘응사’가 ‘응칠’보다 더 재미있다는 지인들의 이야기에 저도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습니다. ‘응칠’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야기다 보니, 앞선 드라마와 비교하면서 관전하는 재미가 있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응사’ 시절 이야기가 더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좀 더 비슷한 나이대로 접근했기 때문이겠지요. 1994년은 제게도 의미있는 해입니다. 출판계에 처음 입문한 해이기 때문입니다. 사범대를 졸업하고 임고를 보고 싶지 않았던 저는, 교육과 연관된 곳에서 일하고 싶었고, 같은 곳에 두 번 입사원서를 넣고서야 간신히 출판계에 입문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어느 책엔가 제 소개글로도 썼었듯이 “하고픈 일이 있으면 알아서 몸이 재빠르게 움직이던 시절”이었던 것이지요. ‘책을 만드는.. 더보기
전통시장 배틀: 지드래곤 VS 휴머니스트 지드래곤 VS 휴머니스트 * 필자는 무한도전 빠이며 지드래곤을 어와둥둥 애정하는 흔한 누나라는 점, 지드래곤을 디스하려는 의도는 추오도 없는 점을... 굽어 살표 주시옵소서! (아잉) 10월 중순의 어느 날, 휴머니스트에는 야유회 바람이 불었습니다. 이벤트쟁이+진행쟁이인 휴머니스트의 모 팀장님께서는 이번에도 야심찬 프로그램을 발표하셨지요. 프로그램의 핵심은... "전통시장에서 휴머니스트 찾기!" 비슷한 시기, MBC 에서도 지드래곤과 항돈이 오빠가 동묘 벼룩시장을 찾았고, 지드래곤은 동묘를 마치 런던 거리처럼 누비더군요. 하아, 지드래곤 너란 남자... 동묘 시장에 널려 있던 옷들을 대~충 걸쳤을 뿐인데 마치 2013 F/W 신상을 믹스매치한 것만 같은 지드래곤... 아 역시 패완얼인가 봅니다. 인생은 .. 더보기
떠나는 이유 여행을 좋아하지만, 이상하게 여행 에세이는 잘 보게 되지 않았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아름다운 경관, 맛집, 사람들, 이야기의 유혹을 책으로만 보고 접어두기엔 들썩이는 엉덩이를 버텨내기가 쉽지 않아서였다. 죽도록 고생하고 심지어 죽다 살아나는 여행자의 험난한 여정도 부럽기만 했다. 그에겐 지난 고행을 추억할 수 있는 일상이 있으므로. 대부분의 우리는...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회사에도 가야 하고, 돈도 없고, 준비도 안 됐고, 체력도 부실하고...... 이러저러한 용기 부족과 결정 장애와 작은 마음이 발목을 붙잡는다. 대부분의 여행이 결심에서 구상, 구상에서 계획, 계획에서 실행으로 가기 전에 소멸해 버리는 이유다. 그런데 최근 이것저것 재지 않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겁 없이 떠난 용자.. 더보기
당신이 생각하는 적정 책값은? 이 노래 들어보셨나요? ♭서울에서 평양까지 택시 요금 2만원~♪ ♬소련도 가고 달나라도 가고 못가는 곳 없는데〜♩ 극중 '풍산'으로 분한 윤계상은 세 시간이면 서울과 평양 사이에 원하는 물건을 배달해 준다. 단가는 상당히 비쌀듯, 윤계상의 배달료는 얼마일까? 당신이 생각하는 적정가는? 노래 제목은 “서울에서 평양까지”, ‘소련’이라는 단어가 있는 걸 보니 참으로 고색창연한 노래네요. 이 노래는 90년대 초반 통일을 염원하며 부르던 노래입니다.요기서 주목하실 부분은 “택시 요금 2만원” 지금으로 치자면 합정역에서 파주 출판단지까지도 갈 수 없는 금액입니다. 지금은 얼마가 들까요? 거리를 220km 정도라고 할 때, 어림셈으로 잡아도 20만원은 가뿐히 넘을 것 같습니다. 신호에 걸리지도 않고, 시계 외 요금.. 더보기
[구군의 태양] 진중권 교수님 냥줍 사건 안녕하세요. 구군입니다. 몇 달 전에 진중권 교수님 냥줍(?)사건이 있었는데요. (냥줍 : 고양이를 줍다) 화제가 되었지만 혹시나 모르시는 분들이 있을까 싶어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진 교수님이 길을 가시다 비에 쫄딱 젖어 벌벌떠는 아기 고양이를 주워오게 됩니다.이를 트위터에 올리시고, 이름은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 (이하 루비)로 붙여주게 됩니다. 이후 루비에게 혹독한 훈련도 시키십니다. 루비의 종은 'JAP'종이라고 하네요 잠시만 데리고 있다가 입양시키기로 했지만 정이 들어버린 진교수님 이쯤에서 강풀 디스 강풀 디스2 집사 진교수님의 셔츠에 영역 표시를 한 루비 건강해진 루비의 묘기(?) (슬라이드 >>버튼으로 보세요^^) 이후 진교수님의 트위터는 육묘일기장이 되어가고 한시.. 더보기
회사에 있는 이런저런 책들. 마감시간에 딴 책 읽기를 쓸 시간이 돌아왔다는 후배의 전갈에, 읽지도 않은 책을 또 어케 쓰나 하면서 회사에 곳곳에 꽂혀 있는 책들을 돌아보다가, 재밌어 보이는 책이 있어 한 권 집어들었다. 재밌는 책인 줄 알았는데, 중국과 인도의 결혼풍습에 관한 인류학 논문이다. 좋은 책이다. 그래서 패스. 요새 동아시아사 원고를 검토하는 중이라 집어본 책이 식민지 시기 조선에 살았던 일본인들에 관한 책이다. 내용도 흥미롭고 편집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잠시 보다가 포기. 역자 후기에 책 편집자에 대한 역자의 극찬이 눈에 띄어 판권을 보니 역사편집장님이 전 회사에서 편집하신 책. 나는 언제 저자, 역자에게 이런 소릴 들어보나 부러워하며 아쉽지만 다음에 찬찬히 읽어야지 하며 패스. 도대체 빨리 읽고 쓸 책이 눈에 띄지 .. 더보기
하정우의 연기 노트, 과학자의 관찰 노트 학생이든 회사원이든 누구나 노트를 가지고 있다. 다이어리든 수첩이든, 강의 노트든 업무 일지든 말이다. 아무리 문서 프로그램이 많이 쓰인다고 해도 노트와 손 글씨의 기동성은 따라올 수가 없다. 전기나 배터리 같은 것 없이 언제 어디서나 들고 다니며 그때그때 생각난 것을 적기 편리하다. 글을 쓰다가 그림을 그리든 숫자를 적든 내 손놀림만으로 재빠르게 모드(?)를 전환할 수 있다. 컴퓨터가 아무리 발달해도 종이와 연필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과학자들도 노트를 쓴다. 논문이나 책으로 나오기 전에 자연을 관찰하고 실험한 내용을 기록하고, 연구를 하며 떠오르는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적어 둔다. 논문과 책에 담긴 새로운 발견과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는 그 기록 속에서 탄생하는 것이다. 올 여름, 를 편집하며 보냈다. .. 더보기
어린이 역사책에 대한 짧은 생각 “너의 엄마가 윤구병이냐?” 제가 처음 만든 그림책을 아들녀석에게 건네주었을 때, 아들은 신기하면서도 자랑하고 싶었는지 유치원 친구들에게 보여 주었는데, 친구들의 첫마디가 이랬답니다. “아니” “그럼, 이담이야?” “아니” 집에 돌아온 아들이 묻더군요. 엄마가 책을 만들었다고 했는데, 엄마가 한 일이 무엇이냐고. 글을 쓴 것도 아니요, 그림을 그린 것도 아니니, 아들에게 편집자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설명해 주기가 참으로 난감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런 아들을 데리고 《아빠의 봄날》이라는 그림책을 같이 만들었지요. 연예인 기질이 전혀 없는 아들은 책에 등장하는 어린아이의 모델이 되어주어야만 했답니다. 책이 출간된 후, 그것도 2년이나 지나 펼치더니 눈물을 뚝뚝 흘립니다. “어? 아빠가 죽는 이야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