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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자한 만남

SNL 코리아 '진중건의 토론배틀'에 등장한 진중권 선생님 한 주의 피로를 말끔하게 씻어주는 ,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지난 주 토요일 밤에 를 보다가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갑자기 진중권 선생님께서 등장하셨거든요. 아, 이분은 배우 김원해 님이네요. 다시, 제대로 등장하신 진중권 선생님을 만나보세요. 진중건을 따끔하게 혼내는 진중권 선생님 자신을 패러디한 ‘진중건의 토론배틀’ 코너에 출현하신 진중권 선생님은 결국 제가 좋아하는 슬기찡을 울려버리셨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진중권 선생님과 함께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감정에 호소하는 오류, 칸트의 보편적 입법 원리, 데카르트의 방법적 회의 등 철학 수업에서 주워들었던 용어들도 반가웠습니다. 코미디에서는 동심파괴용 수사로 쓰였지만 말이죠. 그런데 생각해보니 의문이 남습니다. 뽀로로와 크롱은 정말 친구가 될 수 없나요? .. 더보기
How to make a book - 슈타이들 展 날씨가 좋아서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은 요즈음입니다. 여건이 안 되면 주말에 나들이라도 다녀와야겠죠! 얼마 전, 저는 대림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슈타이들 전에 다녀왔습니다. ‘완벽주의 아티스트들의 히어로’ ‘세기의 아티스트, 디자이너들이 열광하는 출판계의 거물’ ‘책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세계적인 출판계의 거장’ 등등 게르하르트 슈타이들을 설명하는 수식어는 그야말로 무시무시합니다. 슈타이들 캐리커처. 그림처럼 좀 깐깐한 아저씨인 듯합니다. ^^ 말이 나온 김에 잠깐 슈타이들에 대해 알아볼까요? 1950년 독일 괴팅엔에서 태어난 슈타이들은 17세부터 독학으로 인쇄 기술을 습득해 출판업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특히 앤디 워홀의 전시는 그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고 알려져 있죠. 1972년 첫 책을 출간한 그는.. 더보기
수학, 좋아하세요? "저는 좋아합니다." 아니, 좋아했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네요. 학창시절, 저는 수학을 좋아했습니다. 사실 한국 사회에서 수학을 좋아했다는 말은 용기가 필요한 고백입니다. ‘나 수학 좋아했어’라는 말은 ‘나 공부 좀 했어’나 ‘난 논리적이고 냉철한 도시 남자/여자였음 ㅋ’이라는 말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거든요. 사실 저도 수학을 조금 잘하긴 했습니다. 맨날 틀려서 선생님께 혼나는 과목을 좋아할 수는 없었겠죠. 하지만 돌이켜보면 제가 수학을 좋아했던 이유는 좋은 성적을 받았기 때문이 아니라 수학이 가진 명확함과 정확함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왜 틀렸는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국어나 사회와는 달리 수학은 정답을 맞히든 못 맞히든 그 이유를 확실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인지 문제를 .. 더보기
'과학의 날'은 언제 생겼을까? 4월은 과학의 달입니다. (달력을 보니 21일이 과학의 날이네요.) 과학의 날을 왜 정한 걸까, 궁금해졌습니다. 과학의 날은 1933년 일제 강점기 당시 ‘김용관(1897-1967)’이라는 분이 4월 19일을 ‘과학데이’로 정한 것에서 유래합니다. 김용관 왜 4월 19일일까? 왜 정한 걸까? 4월 19일은 진화론을 주창한 찰스 다윈(1809.2.12 ~ 1882.4.19)의 사망 50주기입니다. 진화론이 인류에게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을 기려 이 날을 과학데이로 정했다는군요. 다윈과 관련된 날로 과학데이를 정한 것은 1920년대부터 지식인들 사이에 유행하던 사회진화론의 영향이 컸다고 합니다. 진화론의 ‘적자생존론’을 바탕으로, 조선이 식민지가 된 이유는 힘이 약해서이고, 승자가 되려면 과학기술을 통해.. 더보기
봄비 오는 날, 휴머니스트 풍경 마감이 있었으나 3월 말에는 글을 올리며 인사드릴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제 글은 4월 초가 되어야 볼 수 있을 거라는 로그지기 님의 말을 비웃고 말이에요.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어쨌든 책은 잘 출간되었고, 4월이 왔습니다. 봄도 왔으니 더 좋은 기획, 더 즐거운 이야기로 휴로그를 채워나가야 하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오후가 되어서야 글을 쓰고 있습니다. 출간 후 홍보 등등으로 바쁜 와중에, 어제 밤부터 내린 봄비는 저에게 조금 여유를 가지게 해주는 단비가 되었습니다. 급조한 티가 팍팍 나는 콘텐츠지만, 휴로그 방문자느님께서도 화질이 좋지 않은 핸드폰 사진을 보시면서 잠깐 쉴 수 있는 화요일 오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어제 저녁부터 내린 비가 오늘 오후까지 이어지고 있네요. 출근하다.. 더보기
봄을 기다리는 이들을 위한 뽐뿌질 겨울이 유난히 길고, 춥고, 눈이 많이 와서 그런지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더욱 간절합니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모두 비슷하겠죠. J 님께서는 '광합성', '엽록소' 같은 전문용어(?!)를 사용하셔서 저를 조금 당황하게 하셨지만요. 반짝했던 꽃샘추위도 풀리고, 이내 봄이 올 시기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봄바람이 느껴지려면 시간이 조금 더 지나야 할 것 같아요. 봄을 기다리는 요즘 같은 시기에는 저도 모르게 봄바람의 설렘을 가득 담은 이야기들을 슬쩍 들추어보게 됩니다. 1. 영화 홋카이도에서 살다가 도쿄 근교 대학에 진학해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는 여대생 우즈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우즈키는 이사를 하고, 대학에 입학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납니다. 조금 특이한 친구를 만나 뜻하지 않게 낚시 동아리에.. 더보기
어느 소심남의 셀프힐링 브래드 피트는 멋있습니다. 흔한 말로 ‘남자인 제가 봐도’ 정말 멋있습니다. 멋있는 역을 맡아도 멋있고, 멋없는 역을 맡아도 멋있더라고요. 설 연휴에 J 님이 보신 영화 에서는 아킬레스를 연기하는 브래드 피트인데, 멋지지 않을 수 없겠죠. 하지만 영화 에서 저를 사로잡은 인물은 아킬레스가 아니었습니다. 에릭 바나가 연기한 헥토르도 아니었습니다. 바로 올랜도 블룸이 연기한 ‘파리스’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파리스는 트로이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편이 있는 헬레네와 사랑에 빠져서(혹은 헬레네를 납치해서) 트로이로 달아났기 때문에 그리스군과 트로이군 간의 전쟁이 발발했죠. 영화 에서 파리스는 정말 찌질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헬레네와 사랑에 빠져 도망친 주제에 뒷수습은 전혀.. 더보기
달콤한 비과학의 세계, 권교정의 <매지션> '우주는 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매질(공기)이 없어서 소리가 전달되지 않는다니...' 과연 자연과학 편집자다운 통찰력&유머감각입니다. 제가 평소에 J 님의 유머에 어색한 미소만 지었던 이유를 제대로 알게 되었네요. 코드가 달랐던 게지요, 코드가. ㅋ 텔라파시와 비과학을 이야기하는 댓글도 흥미로웠습니다. 지난 인자한 만남 연재 바람의 말 2013/01/31 14:09 왜, 텔레파시도 있고.....ㅎJ 2013/02/01 10:31 텔레파시라... "너의 목소~~리가~~ 들려~~~"ㅎㅎ '바람의 말' 님의 댓글을 보고 라는 책이 떠올랐습니다.ㅋ 과학과 비과학의 경계에 있는 것들과 과학과 비과학을 어떻게 구분짓는가 하는 문제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사례들이 많이 있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답니다.^^; 그런.. 더보기
워크숍의 열기로 불타는 금요일 지난 18일, 휴머니스트 사옥은 사람들의 열기로 후끈후끈 달아올랐습니다. 2013년 휴머니스트 워크숍이 진행되었기 때문입니다. 장시간 진행되는 회의가 힘들기도 하지만, 다른 팀에서는 어떻게 지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계획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입니다. 찬란하게 빛나는 휴머니스트의 2013년~ 워크숍이 재미있는 또 다른 이유는 팀별 발표가 있기 때문입니다. 각 팀마다 주제를 정해서 5~7분간 발표를 하고 팀별 슬로건을 정하는 시간인데요. 주제도, 내용도 자유롭기 때문에 준비를 하는 입장에서는 더 난감하기도 합니다. 그럼 ‘인자한 만남’의 두 편집자가 속해 있는 인문팀과 사이언스팀에서 어떤 발표를 했을까요? 먼저 진행된 인문팀의 발표 주제는 ‘경력이 길지 않은 편집자들이 부딪치는 문제들’이었습니다.. 더보기
극한의 별, 극한의 자연과학 편집자 시작은 특별할 것 없는 글 한 줄이었습니다. “만화, 매력있는 분야죠. 아마도 런닝맨 님께 만화를 추천 받는 기회가 있을 거예요-!” 마침 다음 주에는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접한 희소식이었습니다. 적당한 만화를 추천해서 다른 사람은 제가 좋아하는 만화를 어떻게 읽었는지 들어보고 싶었던 거죠. 게다가 J 님은 자연과학 편집자잖아요. 저라면 도저히 시도조차 할 수 없는 해석을 보여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치 《공상과학대전》처럼 말이에요. ‘만화 영화 속 장면들이 실제로도 가능한가’라는 의문을 과학적으로 풀어본 무시무시한 만화입니다. 과학적 분석을 통해 ‘마징가 제트는 몸집에 비해 발이 아주 작기 때문에 바람만 불어도 넘어진다’, ‘정의의 로봇들은 순식간에 대도시 하루치의 전기를 써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