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_만나고 싶은 사람들/All about 人

학교를 만나다, <학교 2013> VS <학교의 눈물>




"청소년그게 뭐죠먹는 건가요?"


하는 짓은 딱 초딩이지만 알고 보니 청소년 책을 만들고 있는 이초딩입니다


청소년 책 편집자가 된 지 6개월째가장 큰 고민은 우습게도 청소년이란 무엇인가였습니다대학에서 흡수한 무자비한 알코올이 그 전의 기억을 지워 버린 건지, 10년 전에는 저 역시 청소년이었는데도 도저히 청소년이란 어떤 생물들인지 감이 안 잡혔거든요요즘 청소년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대체 뭘 좋아하는 거지아니요새 애들이 책을 읽긴 하나요즘 애들은 왜 그렇게 말을 줄여서 쓸까학교 폭력과 왕따 문제는 뉴스에 나오는 것처럼 그렇게 심각할까그러다 보게 된 것이 드라마 <학교 2013>과 다큐멘터리 <학교의 눈물>이었습니다.

 

 

 




"<학교 2013>, 우리 청소년들 이대로 정말 괜찮나요?"


<학교 2013>은 이전 <학교시리즈의 2013년 버전으로현재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사실적이면서도 드라마적으로 잘 풀어내 공감하면서 재밌게 볼 수 있었습니다왕따학교 폭력체벌입시자살 등 신문이나 뉴스 기사를 통해혹은 경험적으로 학교에 대해 누구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내부에 있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정작 제대로 알지 못하는 학교 문제의 고유성과 심각성을 무척 잘 드러냈습니다드라마 속 에피소드 하나를 꺼내 보면민기(최창엽)의 어머니(김나운)가 문학 중간고사 문제에 대해 내신형과 수능형의 비율 조절난이도를 문제 삼으며 대학 교수에게서 자문까지 받아 와 학교에 문제를 제기한 일이 있었습니다보면서 에이설마 저렇게까지 할까’ 했는데같이 책을 만들고 있는 중고등학교 선생님들을 만나 여쭤보니 이런 일이 실제로 종종 있다더군요영어의 경우외국계 회사를 다니는 부모님들께서 내가 외국인이랑 일해 봐서 아는데”, “내가 유학 생활 좀 해봐서 아는데라며 영어 시험지를 들고 학교에 찾아오신다고 합니다이 외에도 교내 논술 대회에서 입상해 입시용 스펙을 쌓으려고 단짝 친구와 싸우고일반계 학생은 들을 수 없는 입시 학원 수업을 듣기 위해 외고생인 척 거짓말을 하며 학원을 다녀야 하고... 우리 청소년들이대로 정말 괜찮은 걸까요?







"2013 학교는 울고 있다, <학교의 눈물>"


다큐멘터리 <학교의 눈물>은 왕따와 학교 폭력 문제에 대해 보다 집중해서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아비규환의 교실을 날 것 그대로 보여줍니다총 3부작으로 구성된 <학교의 눈물> 1부 일진과 빵셔틀에서는 2011년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승민이 이야기가 나옵니다괴롭힘을 당하던 승민이가 최후의 보루였던 자신의 집에서마저 가해자들에 폭행을 당하고 방바닥에 떨어진 과자 부스러기를 핥아먹는 수모를 겪은 뒤열넷이라는 어린 나이에 자살을 선택한 사연을 들어 보면 누구라도 가해자들에 대해 분노할 수밖에 없습니다우수한 성적으로 좋은 대학에 들어갈 것으로 기대했던 아이가 사실은 여관방에 1주일 동안 자신의 친구를 가둬놓고 폭행을 가했다는 두 얼굴의 모범생 이야기도 도시괴담처럼 무척 끔찍합니다.


이런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이야기들을 보면서 여러분은 무슨 생각을 하셨나요가해자들의 인간성과 정신 상태에 문제가 있다확실히 거부하지 못한 피해자들도 문제다? <학교의 눈물>은 가해 학생들과 피해 학생들에게 심리 검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 자존감이 낮았고가정환경에서 비롯된 정서적 결핍 문제를 공통적으로 겪고 있다는 데 주목해 2, 3부에서 재밌는 실험을 해봅니다폐교에 소나기학교라는 대안의 공간을 만들어 9일 동안 멘토 선생님들의 지도 아래학교 폭력 가해 경험이 있는 청소년들과 피해 경험이 있는 학생들이 함께 생활을 해보는 것이죠처음엔 이들 내에서도 힘에 따라 서열이 정해지고 흡연 문제로 갈등이 생겼지만심리 상담을 병행하며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고 타인 앞에 드러내고 해결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아이들은 변했습니다아이들이 선생님의 적절한 지도와 관심을 받고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학교 2013>의 정인재(장나라), 강세찬(최다니엘쌤처럼 아직 우리 주변에는 좋은 선생님들과 어른들이 많이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그리고 휴머니스트는 이 선생님들과 함께 청소년을 위한 좋은 책들을 만들려고 노력중이고요.

 

 


"책이 청소년들에게 뭘 해 줄 수 있을지 당장은 모르겠지만"


미디어를 통해 부족하게나마 접해본 청소년들은 의외로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성숙한 존재였습니다외부의 자극에 민감한 나이 대라 타인에게서 인정받고 관심 받기를 누구보다 바라고 있으며그만큼 감성적이고 상처받기도 쉬운 존재들이라는 것그래서 좀 더 사회적으로 관심을 갖고 소중히 여겨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청소년 책을 만드는 편집자로서는앞으로 책이 이들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을지어떤 책을 기획할 수 있을지 당장은 명확한 답을 내릴 수 없습니다그렇지만 이런 식으로 고민을 키워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제가 기획한 아주 괜찮은 책을 여러분 앞에 내놓은 날이 올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학교 2013>, <학교의 눈물>과 함께 보면 좋을 휴머니스트 추천 도서





살아 있다면 리플 : 8년간 주고받은 청소년들의 시와 문학교사의 감성편지


한 국어 교사가 인터넷에 시 창작 교육 공간을 마련해 8년간 청소년들과 나눈 창작시와 시 지도 사례를 모았다. 시인을 꿈꾸는 학생들부터 독특한 감성을 가진 학생들, 그리고 무언가 가슴속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곳을 찾는 학생들까지, 오늘을 사는 우리 청소년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59편의 시에 담겨 펼쳐진다. 학창 시절, 사춘기를 거친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청소년기의 감정'은 물론, 기성세대가 잃어버린 특별한 발상, 순수한 시선, 기발한 표현법 등 현재를 살아나가는 청소년들의 ‘새롭고 솔직한 감성’도 만나 볼 수 있다.






내일도 담임은 울 삘이다 : ☆공고 학생들이 쓴 시


서울시의 어느 공업고등학교 학생들 80여 명이 쓴 시를 모아 엮은 시집이다.  학교에서의 일, 학교 밖에서의 경험, 집에서 겪은 일 등 자신이 겪은 것이 시가 된다는 것을 배운 학생들은 저마다 왕따, 자신이 저지른 실수, 아르바이트를 하며 겪은 이야기와 홀로 자취를 하며 느끼는 외로움, 담임선생님과 친구들 그리고 엄마, 아빠, 형 등 가족들에 대한 생각을 시를 통해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