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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적인 스모커들 어느 날 우연히 회사 여직원들의 흡연 현장을 목격했다. 그녀들은 색색깔의 스카프를 두른 채 사무실 밖 혹은 비상구 계단에서 담배를 뻐끔뻐끔 피우고 있었다. ‘오, 이란 여자들도 담배를 피우는구나!’ 이란 여성이 담배 피우는 걸 상상해 본적이 없었다. 한국에서도 아직 여성 흡연자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마당에 담배 피우는 이란 여성의 모습이라. 머릿속에 쉽게 그려지지 않았다. 내 생각에 차도르를 입은 성스러운 이란 여인의 손가락에 담배는 당치도 않았던 것이다. 이란에 와보니 남성들은 말할 필요도 없고 담배 피우는 여성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히잡을 쓴 이란 여인들은 노천카페에서 우아하게 담배를 물고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란 곳곳을 두루 다녀보니, 시골 여성보다는 도시의 여성 흡연율이 높은 듯했다... 더보기
안드레아 만테냐 <성 세바스티아누스> 캔버스에 에그 템페라 255×140cm 1480년경 드농관 1층 5실 성 세바스티아누스는 로마 제국 시절 순교 당한 기독교인이었다. 그는 기독교 박해가 극에 달하던 시기,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근위병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감옥에 갇힌 많은 기독교인을 석방시키다가 기독교인임이 발각되어 사형에 처해졌다. 처형 방법은 당연히 잔인했다. 황제는 그를 기둥에 묶은 뒤 병사들에게 활을 쏘도록 했다. 그러나 많은 기독교 성인의 이야기가 흔히 그러하듯, 신심을 드높일 기적이 일어난다. 수십 발의 화살을 맞고도 아직 죽지 않은 세바스티아누스는 이레네라는 미망인에게 극적으로 구출되어 목숨을 부지하게 된다. 그러나 순교의 운명을 타고난 그는 기독교인들을 탄압하는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 앞에 나타나 그.. 더보기
지금보다 더 나은 사회가 되는 일은 불가능할까? 더 나은 세계를 향한 요구는 크나, 준비는 부족하다 두 가지 서로 다른 제목의 책을 읽은 기억이 있다. 하나는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세계화에 관한 국제포럼 IFG, International Forum on Globalization, 필맥, 2009)≫, 다른 하나는 ≪더 나은 미래는 쉽게 오지 않는다(요르겐 렌더스, 생각연구소, 2013)≫라는 책이다. 마치 반쯤 찬 물 한 컵을 놓고 반이나 남았다고 하는 것과 반밖에 남지 않았다고 하는 것 같은 제목이지만 두 책 모두 지금 같은 사회 발전 패러다임으로는 이 세계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우리가 사는 삶의 패러다임과 사회 발전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나는 지난 대선이 우리 사회에서는 바로 이런 인식, 지금까지 우리 사회 발전의 패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