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지루해질 때,
어디 멀리 떠나고 싶지만 망설여질 때,
그럴때 여행기를 읽으면 좋다.
그래서,,,
내가 읽었다.
책 추천.
#1. 요즘 핫한 남미 배낭여행!
(박재영 지음, 2012)
작년인가 재작년에 사 놓고 책꽂이에 가지런히 꽂혀 있던 책이었다.
드디어 때가 왔다! 책을 펼칠 때!
예쁜 빨간색과 표지 사진의 파란 하늘이 참 잘 어울리는 표지다.
글쓴이에게도 관심이 간다.
연봉 빵빵하게 주던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남미로 1년 배낭여행을 떠났단다.
서른 다섯에.
'정직한 여행기'
딱 이 말이 어울린다.
아무리 좋다하는 명소로 알려진 곳이라도
별 볼일 없다면 없다, 감흥이 없다면 없다고
솔직하게 느낀 바를 적은 여행기다.
뭔가를 특별하게 느껴야 함을 강요하지 않아서 좋고
허세없는 담백한 글이 마음에 드는 책이다.
"베네수엘라 앙헬폭포를 시작으로 안데스산맥에서 수백 미터 높이의 폭포를 많이 봐서 그런가?
이곳 폭소들[이과수 폭포]은 봐도 별 감흥이 없다. 그냥 작아 보인다.(320쪽)"
"여행에 대한 설렘과 흥분이 사라지는, 장기여행자가 겪는 슬럼프가 내게도 찾아온 것이다.(257쪽)"
"여행에 정해진 루트가 어디 있어. 마음 내키는 대로 가면 되지.(236쪽)"
"그래, 내가 여기 온 이유는 단순한 허영심 때문이었다.(304쪽)"
#2. 지구의 끝에 무엇이 있을까?
(고경남 지음, 2009)
남극은 가고 싶은 여행지 목록에 들어 있는 곳이다.
그래서 산 책이다.
어랏? 이 사람도 서른셋, 삼십대네~
이십대에 책을 샀는데, 삼십대에 이 책을 읽는구나.
예술 작품 같은 남극 사진이 실려 있다. 멍-
남극의 환상을 채워주기보다는 남극의 평범한 일상을 보여주는 책.
그러나 남극의 평범한 일상은 낯설고 새로웠다.
"남극과 북극은 어떻게 다른가?
→ 남극은 바다로 둘러싸인 대륙이고, 북극은 대륙으로 둘러싸인 바다다.(78쪽)"
"남극의 대지는 황량하다. 대륙의 대부분은 불모의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다.
…… 오죽하면 남극에서 나갔을 때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로
땅바닥에 엎드려서 땅냄새, 풀냄새 맡는 일을 꼽은 대원이 있었을까.(130쪽)"
"황제펭귄의 생활사는 기적 같은 모성 본능과 상상할 수 없는 비효율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 겨울을 피하고 봄에 생식을 시작하는 건 생명의 기본원리다.
황제펭귄은 이런 생명의 원리를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는 것이다.(145, 146쪽)"
#3. 우리에겐 여행지, 물리학자들에겐 실험의 현장
(아닐 아난타스와미 지음, 김연중 옮김, 2011)
과학책을 과학책으로만 읽으라는 법은 없다.
여행기로 읽을 수도 있다.
이 책은 여행기다!
이번 포스팅을 구상하다 우리 팀 책이 떠올랐다.
남극 대륙, 칠레 아타카마 사막, 시베리아 바이칼 호 등
실험 물리학자들의 연구 현장을 여행한다.
물리학자들은 극한의 현장에서 무엇을 하는 것일까?
무엇을 알고 싶어하고, 무엇을 찾고 싶어하는 것일까?
앞에서 소개한 두 책과 연관된 부분을 함께 읽어 봐도 좋을 것 같다.
색다르다.
"[칠레에는] 세계에서 가장 메마른 지역 중의 하나인 아타카마 사막까지 있었다.
…… 건조함과 사막의 높은 고도 그리고 그 위에 있는 고요한 대기가 합쳐져 천문학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이곳은 세계 최고의 전망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140쪽)"
"아마도 가장 낭만적인 실험은 로스 빙붕에서 NASA가 쏘아 올린 거대한 헬륨 기구를 이용한
높은 고도의 실험들일 것이다.
이 실험들은 우주 배경 복사와 우주선, 심지어 관측하기 힘든 반물질 입자들을 탐사하도록 설계되었는데,
이는 남극 대륙의 비정상적인 대기 조건에 의해서만 가능한 것이다.(277쪽)"
남극. (출처: http://www.edgeofphysics.com/)
by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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