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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_작가共방/김영숙|루브르 박물관

조반니 파올로 판니니 <고대 로마 풍경이 있는 화랑>, 카날레토 <산 마르코 항에서 바라본 몰로>

 

 

 

조반니 파올로 판니니

<고대 로마 풍경이 있는 화랑>

 

캔버스에 유채

231×303cm

1758

드농관 114

 

 

카날레토

<산 마르코 항에서 바라본 몰로>

 

캔버스에 유채

47×81cm

1730년경

드농관 123

 

 

 

조반니 파올로 판니니(Giovanni Paolo Pannini, 1691~1765)는 로마에서 극장 무대 배경을 그리는 화가로 활동했다. 그러다 로마의 고대 유적에 관심을 갖고, 폐허가 된 옛 로마의 풍경을 낭만적으로 그리면서 명성을 얻게 된다. 그는 건축물 등 실제의 풍경에 화가의 상상을 곁들인 카프리치오(capriccio)양식에 능통했다.

 

<고대 로마 풍경이 있는 화랑>은 말 그대로 고대 로마의 유적을 배경으로 한 어느 화랑의 모습을 담고 있다. 상상이 가미된 것이니만큼 실제와 똑같지는 않겠지만 18세기의 화랑 풍경이 어떠했는지, 그 분위기를 대충 가늠할 수 있다. 그는 로마의 건축물에서 흔히 발견되는 아치와 줄 이은 기둥들을 화랑의 내외부에 적절히 그려 놓았다. 무엇보다 그의 고대 로마에 대한 관심은 그림 속 그림들이다. 콜로세움, 판테온, 그리고 개선문 등은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익숙한 건축물이다. 그림 왼쪽의 헤라클레스 상부터 오른쪽 귀퉁이의 라오콘 상까지, 전시된 조각품 역시 로마의 미술 애호가들이 수집해 놓은 고대 그리스·로마 시절의 것들이다.

 

베네치아에서 태어난 카날레토(Canaletto, 1697~1768) 역시 판니니의 영향을 받아 초기엔 카프리치오 양식에 몰두했으나 점점 환상적인 요소보다는 실제 건축물을 정교하게 묘사하면서 그 배경과 어우러지게 하는 풍경화 작업을 주로 했다. 실제의 건축물이나 자연을 지형학적으로도 정확하게 묘사하는 이런 풍경화를 보통 베두타(veduta)양식이라고 한다.

 

<산 마르코 항에서 바라본 몰로>는 주로 베네치아 여행을 꿈꾸던, 혹은 막 다녀온 영국인들에게 많이 팔리던 그림이다. 그는 한때 영국에 머물면서 영국 건축물과 풍경을 그려 그곳에서 명성을 얻기도 했다. 실경에 집착한 그림이니만큼 현재의 관광객들도 위치만 잘 잡으면 이 그림과 거의 흡사한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이다. 카프리치오나 베두타 양식의 그림들은 18세기 중엽부터 유럽의 귀족 자제들에게 불어닥친 여행 붐과 맞물리면서 크게 인기를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