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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봄비 오는 날, 휴머니스트 풍경 마감이 있었으나 3월 말에는 글을 올리며 인사드릴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제 글은 4월 초가 되어야 볼 수 있을 거라는 로그지기 님의 말을 비웃고 말이에요.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어쨌든 책은 잘 출간되었고, 4월이 왔습니다. 봄도 왔으니 더 좋은 기획, 더 즐거운 이야기로 휴로그를 채워나가야 하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오후가 되어서야 글을 쓰고 있습니다. 출간 후 홍보 등등으로 바쁜 와중에, 어제 밤부터 내린 봄비는 저에게 조금 여유를 가지게 해주는 단비가 되었습니다. 급조한 티가 팍팍 나는 콘텐츠지만, 휴로그 방문자느님께서도 화질이 좋지 않은 핸드폰 사진을 보시면서 잠깐 쉴 수 있는 화요일 오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어제 저녁부터 내린 비가 오늘 오후까지 이어지고 있네요. 출근하다.. 더보기
고은의 일기와 1960년을 묻다 고은의 일기와 1960년을 묻다 마감하느라 책 읽을 틈이 없었다. 마감 끝내고 출간하자마자 사둔 책 2권을 애써 억지로 읽었다기보다는 읽다보니 술술 재밌게 읽었다. 하나는 고은의 일기 중 1973년부터 77년까지의 일기를 모은 , 다른 하나는 권보드래, 천정환 선생의 . 고은의 일기는 정말 간결 담백하게 읽힌다. 누구와 어디서 만나 술을 마셨다는 이야기가 대부분인데 그 인물들과 만남의 내용이 꽤 재밌다. 치열한 글로 오랫동안 후학들의 글쓰기 모본이 된 ‘김현’이 고은 선생과 거의 단짝처럼 지냈고, 또 술을 정말 엄청나게 마셔댔음도 새삼 즐거운 읽을거리다. 파시즘의 시대를 술로 달랬다는 느낌보다는, 그냥 데카당스한 양반들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술을 즐겁게 마신 양반들이라는 느낌이 든다. 아울러 당시 지금의.. 더보기
마감 중에 하는 블로그 포스팅 J 입니다. 지난주부터 급 바빠졌습니다. ‘위대한 질문’ 시리즈 세 번째 편 을 마감하는 기간이거든요. 마감은 늘 바쁩니다. 책 나올 때가 임박했다고 해서 꼭 ‘마감’ 티를 내가며 쫓겨 일하기 싫건만, 이번에도 어쩔 수 없게 됐습니다. 그래서 이번 런닝맨 님과의 만남은 미루고 저 혼자 이 공간을 채우게 되었습니다. 공식적으로 수다를 떨 수 있는 시간(?ㅋ)을 챙겨 먹지 못한 것이 아쉽기도 하지만,,,,,, 혼자 주저리 주저리 떠드는 것도 전 나쁘지 않습니다~ㅋㅋ 음... 글쓰기에 대해 얘기해 볼까 합니다. 요즘 글을 쓰는 것이 왜이리 괴로운지 모르겠습니다. 정확히는 표글을 쓰느라 그렇습니다. 마감 때마다 특히나 제 발목을 잡네요. 보통 편집자들이 제일 힘들어하는 과정이 보도자료 쓰기라고 하는데요, 분량으.. 더보기
마감에는 커피 마감에는 커피 마감하면 떠오르는 건 커피. 한때 커피는 어른들만 마시는 전유물이었다. 머리 나빠진다고 어른들 커피 마실 때, 옆에서 ‘프리마’에 설탕 타서 옹알이하는 아기마냥 ‘단 우유’랍시고 맛있게 먹던 초등학교 때를 지나 시험공부할 때 봉지에 든 믹스커피를 엄마 잔소리를 피해 홀짝이며 혼자 멋쩍은 낭만을 찾던 때나, 군대에서 야간근무할 때 따뜻하게 한잔 홀짝이던 달달한 ‘맥심’말고, 원두를 직접 볶아 가루를 내어 물을 부어 내려먹는 이른바 ‘핸드드립 커피’ 맛을 알게 된 건, 본격적으로 책을 만들던 때부터다. 결혼하고 편집자생활을 하다 보니 대책없이 불어나는 몸무게를 견제한답시고, 설탕과 프림이 들어가지 않은 커피를 찾다가 그놈의 핸드드립 커피를 맛보게 되었다. 한때 된장녀라는 말이 유행했지만 어쨌든.. 더보기
프랑스적인 삶 프랑스적인 삶 시간은 거꾸로 흐르지 않는다. 일상은 매일 반복되는 듯하지만,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가버린 시간은 어느 순간 나의 발치 앞에 사건으로 당도해 있다. 12월 19일. 텔레비전도 없는 원룸에서 인터넷에 뜬 단신들을 주시하며, 한편으로는 그래프가 거짓말처럼 꺾여버리길 바라면서, 다른 한편으론 “글렀어. 젠장” 욕지거리를 나직이며 단념하고 있었다. 그리고 냉장고 안에 있는 반찬을 꺼내어 밥을 먹었고, 평소처럼 반주로 맥주 한 잔을 마셨으며, 어제 하루 손에서 놓지 못했던 뜨개를 계속하다 잠이 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 간만의 휴가에 벅찬 마음도 잠시, 회사 업무일지를 둘러보다가 며칠 전 마감했던 책에 큰 제작사고가 났다는 소식에 무너지는 듯 주저앉았다. 결국 지난 날 누가 대통령이 될지 마음 졸인 .. 더보기
남해 금산 남해 금산 마감하다 말고 동료들과 술을 마셨다. 남해 이야기가 나왔다. 아 남해라…. 남해 하면 이성복의 ‘남해 금산’이 떠오르고, ‘남해 금산’은 김훈의 에세이를 떠오르게 한다. ‘한 여자’에서 ‘그 여자’로 건너가는 그 여정의 고단함과 복잡함, 하나의 사건으로 ‘그’ 여자를 떠올리게 만든 김훈의 에세이는 이성복의 ‘남해 금산’에 풍부한 표정을 불어넣었다. ‘한 여자’는 살아 있는 구체적인 여자로 떠오르기 이전의, 여자의 고통스런 잠재태이다. ‘한 여자’는 아직은 익명의 여자이며 무인칭의 여자이다. ‘한 여자’는 모든 여자일 수 있지만, 아직은 아무 여자도 아니다. ‘한 여자’는 구체적인 고통 속에 처한 여자이지만 어느 여자인지 알 수 없다. ‘한 여자’는 자욱하다. 우리는 ‘한 여자’를 그리워할 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