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장마가 끝나고 오늘부터 또 더위가 시작되었어요.
밤에는 열대야, 낮에는 불볕더위.. 컨디션 조절 잘 해야 할 것 같아요.
태풍도 몇 번 올라오고 간간히 비도 내리긴 했지만
나가자마자 바로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을 만큼
푹푹 찌는 더위에 두 손, 두 발 들고 맙니다.
이번에는 책 이야기 대신 핫한 주제인
'여름 휴가'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당.
“휴가 언제야?”는 단연 요즘 대화 주제 중 하나인데,
언제 가느냐, 어딜 가느냐를 두고 이야기를 펼쳤습니다.
며칠 뒤, 갑작스럽게 ‘통보’를 받았습니다.
“2박 3일 제주도 확정, 너만 맞추면 돼.” -_-;;
그렇게...
더위가 한창이던 어느 날,
제주도로 훌쩍 떠났습니다.
나름대로 여기저기 돌아다녔는데
촌스럽게도 제주도는 처음이었습니다.
해서, 내 앞의 모든 새로운 걸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으로 제주도로 향했습니다.
제주도에 내리자 시원시원 야자수가 저를 반겨 주었고
얼른 렌트한 차를 타고 시원하게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가다가 바다가 좋으면 무작정 내려서 사진 찍고
구경하고 또 달렸습니다.
오후에는 차귀도 앞에서 배낚시도 하고
해질녘에는 중문에 가서 주상절리도 봤습니다.
아, 파도가 주상절리로 용솟음치는 그 모습.. 아직도 생생하네요.
제주도 도민들만 간다는 고기 집에서 맛나게 꼬기꼬기 구워먹고요,
이중섭거리, 제주도 전통시장도 가 봤습니다.
밤에는 게스트하우스에서 묵었는데, 밤새 놀려고 했던 저희 생각과는 달리..
11시에 무조건 소등하고 문도 잠가 버린다는 쥔장 한마디에
착한 새나라의 어린이가 되었답니다. ;; (수도원인줄 알았습니다..)
저는 제주도에 간다면
한라산 백록담까지 꼭 올라가고 싶었습니다.
산을 무지무지 좋아하거든요.
당연히 친구들은 ‘산에 왜 가냐.’, ‘어차피 내려올 거 뭐 하러 올라 가냐.’,
‘거기 갈 시간에 바다나 가자.’, ‘맛있는 거 먹자.’, 등등...
하지만, 저의 협박 섞인 간곡한 부탁과 읍소 읍소한 끝에 산행 계획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날 새벽부터 부슬부슬 비가 내리더니
오전에 태풍주의보가 내리는 등 심상치 않은 상황이 전개되었습니다.
결국... 백록담은커녕 산 근처에도 못 가고
다시 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단 비옷을 구입하고
지도를 펴 놓고 갈 만한 곳을 다시 찾아보았습니다.
우산도 없이 비 맞으면서 걸었습니다.
옷이 얼마나 젖든 신경도 안 쓰고
시원하다 못해 추워질 때까지 비 맞고 걸었습니다.
제주도의 비를 흠뻑 맞고 바람을 맞았습니다.
서울에서는 일상에서는 할 수 없으니까요.
태풍 때문에 비행기가 결항되기도 했지만
저녁 비행기였던 저희 비행기는 무사히 운항되었고
조금 연기되었지만 서울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짧았지만 나름 깊고 강렬했던 제주 여행..
첫 제주도이자 제 첫 여름 휴가
건강하게 잘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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