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키워라, 한번도 죽여 보지 않은 것처럼(?)
안녕하세요, 조과장입니다.
휴로거 님들, 오랜만이지요? :)
저의 꼼지락 취미 중 첫 번째 ‘산책’에 이어
이번에는 ‘식물 키우는 이야기’를 해 보렵니다.
식물을 키우는 데는 크게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들 합니다.
물, 바람, 햇볕.
그런데 저는 이 세 가지 외에 한 가지가 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바로 “예쁘다, 예쁘다.”라는 말입니다.
달리 표현하자면 ‘관심 갖기’!
어디서 들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아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벼는 농부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라는 말도 있었던 것 같아요.
파일명 : 나 좀 케어해 주쟈냐.jpg
(※ 이쯤에서 경고 :
본 글에 포함된 정보는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멋대로 맘대로 해석에 의한 것으로,
전문적인 지식과는 무관함을 밝혀 둡니다.)
봄이 되면 여기저기서 꽃들이 피어나고
꽃집에서는 초록 화분들이 한껏 자태를 뽐냅니다.
식물을 키우지 않던 사람들도 하나 들여 키워 볼까 싶을 정도지요.
하지만 이렇게 들인 화분들은 심약한 초보들의 정성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너무 빨리 죽곤 합니다.
그럼 한껏 상처받은 초보들은 다시는 식물을 키우지 않으리라 다짐합니다.
대체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걸까요?
봄에 꽃집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화분들은 대부분
이쁜 꽃이 잔뜩 핀 화분 또는 하늘하늘 허브 화분들입니다.
하지만 꽃 화분은 대부분 꽃이 지고 나면 잎만 남아
처음에 반해서 샀던 그 모습과는 전혀 달라지기 일쑤이고,(누구냐 넌?)
허브는 원래 자기네 지역에서는 들에 밭에 자라던 애들이라
매일매일 물을 주고 바람이 잘 통하고 해가 잘 드는 곳에서 자라기 때문입니다.
초보가 키우기에는 손이 많이 가는 녀석들인 것이지요.
이런 초보들에게 딱 맞는 식물이 있는데, 바로 ‘다육 식물’입니다.
파일명 : 나 예뻐?
원래 사막에서 살던 다육 식물은, 사막에서도 잘 살았던 애들이니만큼
일단 강인합니다. 어지간해선 죽지 않는 것이지요.
우리가 흔히 아는 선인장이나 산세베리아도 이 다육 식물에 속합니다.
이전에 사무실에서 키우던 산세베리아는
온갖 남은 음료수들을 받아먹으면서도 죽기는커녕 꽃까지 피우더군요.
(생명의 위협을 느껴 죽기 전에 자손을 남기려는 의도였을 것으로도 해석됩니다만,
어쨌든…….)
다육 식물은 통통한 잎과 줄기 속에 수분을 한껏 저장하고 있어서
최소 한 달 정도는 물을 주지 않아도 됩니다.
오히려 물을 자주 주면 뿌리가 썩어서 죽어요. 정말 편하겠지요?
물을 줘야 하는 시기도 명확하게 눈에 보입니다.
통통하던 애들이 날씬해지면 이제 물을 줄 때!
모양도 다양해서 길쭉한 선인장 모양, 꽃송이처럼 생긴 모양,
이건 머라 생겼다고 말할 수 없게 웃긴 모양 등 각양각색이라
골라 키우는 재미도 있습니다.
이파리가 떨어지면 그 잎에서 새끼들이 ‘뿅’ 하고 생겨나
개체 수를 늘리는 재미도 쏠쏠하고요.
산호처럼 생긴 다육이, 이름도 ‘산호’입니다
꽃송이처럼 생긴 다육이, 스와브오렌지
외계인처럼 생긴 다육이, 리톱스
무엇이 돌이고 무엇이 다육이인가
아무튼 다시 “예쁘다, 예쁘다.” 이야기로 돌아가서……
식물을 잘 키우는 방법의 마지막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잘 보내 주기’입니다.
물론 키우던 식물이 죽으면 마음이 아프지만,
관심을 갖고 충분히 예뻐하며 키웠다면 아쉬운 마음은 확실히 덜합니다.
살면서 사람들을 만나든, 일을 하든 최선을 다하고 나면
결과가 어찌 되든 후회가 없듯이요.
그래서 꽃집 앞에서 망설이는 분들에게 감히 권해 봅니다.
“키워라, 한번도 죽여 보지 않은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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