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질고 착한 사람이 되거라
엉뎅이 또다려 주시던 할머니
아무래도 봄볕이 그런 것 같애
풀잎도 개나리도 엉뎅이를 내민다
<문학시간에 시 읽기4>중 엉뎅이를-강동주
한동안 잠잠했던 비염이 도지고 감기몸살로 한바탕 전쟁을 치루고 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봄.
'상큼', '풋풋', '발랄'해야 할 봄과의 조우가..
저에겐 이렇게 요란스럽고 비위생적으로 온답니다. ㅠ
그래도 봄은 봄인지라 지나는 사람들 옷차림도 얼굴색도 조금씩 화사해지고
늘상 걷던 출근길도 전보다는 좀 생기있게 느껴지는 요즘.
기분 탓인지 몸도 덩달아 꾸물꾸물.. 금방이라도 무언가 비집고 튀어나올 듯,
이상야릇한 기운도 돌고요.(옆자리 요다군은 구충제를 건내주더군요…;;)
겨울 내내 꽁꽁 움츠려 있었으니, 내 몸 어딘가… 그래도 조금쯤은 있을 여리여리한 근육들도
이제 슬슬 엉덩이 내밀며 워밍업 하고 있는지도 모르죠.^^
뭐든 새로 시작해봐도 좋을 계절,
날씨도 풀렸겠다… 지난 겨울 귀차니즘으로 차곡차곡 쌓아뒀던
나만의 사소한 계획들
하나 둘 꺼내서 실행해 보아도 좋지 않을까요.
봄이니까.ㅎ
하나, 화초 키우기.
점심시간 연남동을 배회하다 봄볕에 엉덩이 내밀고 있는 요 귀요미들을 발견,
연하디 연한 초록빛이 매혹적인 아이들을 골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품어왔어요.
해를 좋아한다기에 제 자리 볕 좋은 곳에 조심 조심, 물도 듬뿍 주고요.
작년 이맘때쯤, 큰 맘 먹고 사왔던 화분들을(심지어 그 잘 자란다는 선인장까지도)
깡그리 몰살시키고야 말았던 기억에 조심스런 맘이 있지만,
그래도 이번엔 잘 키울 수 있을거라, 그렇게 위로하며…;
무서워마. 해치지않아.
내 살려는 드릴게...
둘, 전시 관람.
봄이되니 안그래도 복잡하던 주차장길이 더 붐비네요.
이번 주말, 합정동에서 한글타이포그라피학교 '히읗'의 전시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소울메이트들과 한글서체 관련 강의를 들으며
서체디자이너들의 작업과정에 호기심이 싹트고 있던 터라
부푼 맘 한가득 품고 전시장을 찾았습니다.
봄이라 그런지 디자인된 문구들에도 봄향기가 물씬 풍기네요.
수려하기 그지없는 작업물들…
감탄사를 연발하며 작업노트도 꼼꼼히 엿보고요.
함께하지 못한 소울메이트들을 위해 작은 선물을...^^
전시 다녀왔으니 티 내야죠.ㅎ
지저분한 책상은 감각적인 포스터 한장으로…
커버가 안되네요.;;
셋. …
…
가장 중요한 무언가가 빠진 듯 하지만
…
괜찬아요.
봄이니까.
^^;
박민철
-오동보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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