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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_기억하고 싶은 책/휴머니스트 책Book

외계인에게 로션을 발라주다


큰 아이와 작은 어른이 친구가 되면 참 좋겠다!





1980년대 사춘기 대표와 2010년대 사춘기 대표가 만났다!!


1980년대  춘기 대표

  일곱 살 때부터 글을 읽었던,  지금은  건설회사 과장님 박철수

  네 살때부터 빨래를 했다는,  그러나 지금은 늬만 주부인 김영희


2010년대 사춘기 대표

  실컷 놀다가 드디어 고등학교라는 데를 갔더니 

소문처럼 운동장에서 놀 시간은 쥐똥만큼밖에 없음을 실감하는,  고등학생 박가람

  친구들은 줄줄 외는 화장품 이름을 잘 알지 못해 기가 죽고

하루에 스타킹 하나씩 쓰레통으로 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중학생 박여울



큰 아이 둘

작은 어른 둘


우리 넷은 한집에 삽니다


일곱 살 때부터 글을 읽었고 한때 브룩실즈를 좋아했으며 테트리스로 벽돌 쌓는 기술을 익힌 지금은 건설회사 과장님 박철수


네 살 때부터 빨래를 했고 국화빵 틀이 있는 숙희네 집에 모여 졸음을 이겨가며 

시험공부를 하던 지금은 아침마다 외계인에게 로션을 발라주는 주부 김영희


운동장에서 놀 시간이 쥐똥만큼밖에 없는 고등학생이 되었지만 

해양학도의 꿈을 위해 꼭 필요하다며 낚싯대 드리운 채 불러대는 피시방으로 기꺼이 들어가는 박가람,


친구들이 줄줄 외는 화장품 이름을 잘 알지 못해 기가 죽고 

중학교 첫 수학시간에 졸음을 참지 못해 고개를 떨궜지만 스스로를 괜찮은 아이라 여기는 박여울.


이렇게 넷이 한집에 살며 나눈 정답고 훈훈한 일상과 때론 서로에게 골난 뾰로통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무겁고 진지한 것은 십대들의 몫이 아니라며 풋풋하고 발랄한 시어와 통통 튀는 전개로 시종일관 이끌어가지만, 그 속에서도 성장통의 아픔과 깊이를 담아내는 것이 김미희 시인의 매력이다. 특히 네 명의 살아 있는 캐릭터 덕분에 한 편의 소설을 읽은 듯한 기분마저 든다






큰 아이인 부모와 작은 어른인 십대 자녀의 유쾌하고 발랄한 일상의 소통


이미 커버린 아이인 부모 세대와 어른으로 자라나고 있는 자녀 세대가 할 수 있는 소재와 이야기가 시집에 가득하다


청소년기를 거치지 않고 어느 날 갑자기 어른이 된 사람은 없다.

청소년기를 지나온 어른들의 그 시절 이야기, 어른이 되어가는 십대들의 지금 이야기는 다른 듯하지만 같다


보통 부모가 내가 어렸을 적엔 말이지……하며 시작하는 이야기는 자녀들에겐 꼰대의 지루한 설교로 들릴 때가 많은데, 이 시집의 시들은 분명 부모의 어렸을 적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예의 그 고리타분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김미희


제주 본섬에서 다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우도에서 태어났다. 본섬으로 나가 고등학교를, 부산에서 대학을 다녔다. 결혼해서 고래 도시 울산에서 십여 년을 살다가 지금은 서울과 천안을 오가며 지내고 있다.

200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달리기 시합이 당선되면서 글쟁이가 되었다. 푸른문학상 동시와 동화에 각각 당선되었고 제6회 서덕출문학상을 받았다. 하늘을 나는 고래로 장생포 고래창작동화 대상도 받았다. 울산동여자중학교 사서교사를 지냈으며 3년째 서울 봉원중학교 학부모독서회 시나브로를 이끌고 있다.

아들딸에게 로션 발라주고 여드름 짜주고 아침마다 머리도 말려주며 엄마 놀이를 즐기고 있다.

작품집으로 달님도 인터넷해요?, 네 잎 클로버 찾기, 동시는 똑똑해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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