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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_작가共방/김보일|생각의 뭉게구름

지하철 안에서 재밌는 책을 읽지 말아야 할 이유는? 지하철 안에서 재밌는 책을 읽지 말아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에 집중해 몰입하면 실제로 청력이 차단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한용운의 의 자연과학적 논증인 셈이다. 다음은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011년 5월 27일자 신문에 실린 내용이다. 사람이 책이나 낱말퍼즐게임에 몰입할 때 주변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인지신경과학회 닐리 라비(Nilli Lavie) 교수팀이 실험을 통해 그 이유를 밝혔다. 라비 교수팀은 100명의 자원봉사자를 뽑아 실험에 참가하게 했다. 실험참가자들에게는 각각 헤드폰을 끼고 십자말 퍼즐을 풀게 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한 쪽에는 가로세로의 배경색을 달리해 퍼즐의 난도를 쉽게 하고, 다른 한 쪽에는 가로세로 색 구분을 없애고 글자 길이를 비슷하게 하.. 더보기
왜 우리는 향기로운 님의 목소리에 귀를 먹는가? 1999년 미국의 인지심리학자인 크리스토퍼 차브리스Christopher chabris와 대니얼 사이먼스Daniel Simons가 하버드대 심리학과 건물에서 심리학 역사상 가장 재미있고 독창적인 실험을 한다. 바로 '투명 고릴라' 실험이다. 이 실험은 유투브에서 ‘투명한 고릴라’라는 검색어를 넣으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실험자들은 6명의 학생들을 두 팀으로 나눠 한 팀은 검은색 셔츠를, 다른 한 팀은 흰색 셔츠를 입혔다. 그리고 두 팀이 뒤섞여 농구공을 패스하게 했다. 그리고 이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흰색팀의 패스 횟수만 세도록 했다. 동영상 중간에는 고릴라 의상을 입은 여학생이 9초에 걸쳐 선수들 사이로 걸어들어 와 선수들 가운데 멈춰 서서 카메라를 향해 고릴라처럼 가슴을 두드리고.. 더보기
세세하게 보는 어미의 눈길을 만드는 것은? 아내는 처녀 때 남들보다 신경이 예민한 여자가 아니었습니다. 다소 무딘 편이었던 아내는 아이를 기르면서 달라졌습니다. 아내는 아이가 자다가 조금만 부시럭대는 소리를 내도 벌떡 일어나 아이의 상태를 살핍니다. 남편의 눈에는 매일 똑같은 얼굴인데 아내는 아이의 얼굴이 달라졌다고 말합니다. 남편의 눈에는 그 모든 아내의 행동이 호들갑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러나 아내는 아기의 눈 밑을 들여다보라고 하면서 남편에게 호통을 칩니다. 남편은 아기의 눈 밑을 들여다봅니다. 아닌 게 아니라 아기의 눈 밑에는 좁쌀보다 더 조그만 것들이 오돌토돌 돋아 있습니다. 대체 왜 아내에게 보이는 것들이 남편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일까요? 남편의 감각이 더 무뎌서일까요? 사랑이 부족해서일까요? 왜 매번 아내가 보는 것을 남편은 놓치는 것.. 더보기
마음이 보려고 해야 눈이 본다 어떤 사람은 야구를 재밌게 봅니다. 야구 선수 이름도 줄줄이 욉니다. 저 타자는 타율이 얼마고 출루율이 얼마인지도 줄줄이 꿰고 있습니다. 포수, 투수, 유격수, 일루수, 외야수, 각 포지션의 선수들의 이름은 물론 그들의 실적까지도 마치 도표를 읽듯 훤히 알고 있습니다. 경기를 한 번 보고도 경기내용을 마치 해설가가 경기 내용을 전하듯 남들에게 생생하고 흥미롭게 전달합니다. 그러나 경기의 승패에 전혀 관심이 없는 야구의 문외한들은 야구를 관람하지도 않을뿐더러 설령 야구를 본다고 하더라도 대체 경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든 장면 장면이 뒤죽박죽일 것입니다. 경기 내용을 기억해보라고 해도 전혀 기억을 해내지 못할 것이 분명합니다. 왜 두 사람이 똑같은 경기를 보고도 본 내용이 이렇게 다를까요? 이런 일은 현실.. 더보기
휴로그에 글을 새로 시작하며 -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넘나드는 김보일의 상상력 특강 '생각의 뭉게구름' 장마가 끝난 하늘을 바라보면서 8살 무렵의 나는 극심한 공포에 사로잡혔던 적이 있습니다. 그 공포의 대상은 다름 아닌 뭉게구름이었죠. 코끼리, 염소, 거북이, 호랑이, 매, 독수리, 할아버지 얼굴, 자동차.....솜사탕처럼 피어오르는 뭉게구름 속에는 수많은 형상들이 숨어 있었습니다. 때때로 형상들은 빠른 속도로 형체를 바꾸곤 했습니다. 코끼리에서 사람의 형상으로, 사람의 형상에서 매의 형상으로 말입니다. 그 때 나는 ‘대체 누가 구름 뒤에서 저 모습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일까. 저렇게 커다란 구름을 마음대로 주물러 새로운 형상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자라면 그는 얼마나 크고 힘센 존재일까.’ 하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뭉게구름이 만들어내는 수많은 형상들을 신기롭게 바라보면서 나는 친구들에게 너희들도 저 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