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들의 대화를 엿듣는 스파이 고양이가 있다면?
원격으로 조종하는 로봇 벌레,
물속에서도 반짝이는 형광 물고기,
새의 유전체를 역설계해 멸종된 공룡을 복원시킨 닭룡…….
SF 영화에나 나올 것 같은 이들이 더 이상
꿈 속의 존재가 아니라면, 어떨까요?
스파이 고양이, 형광 물고기가 펼치는
생명공학의 신세계를 그린 책
《프랑켄슈타인의 고양이》가 출간되었습니다.
시골의 헛간부터 최첨단 실험실까지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혁명적인
생명공학의 현주소를 찾아가는 책
《프랑켄슈타인의 고양이》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책 미리보기 연재로 소개합니다. :)
#1. 스파이 고양이
1960년대에 미국 중앙 정보국CIA에서는 여느 때와 다른 현장 요원을 고용했다.
바로 고양이였다.
긴 시간이 걸리는 수술 끝에 수의사는 이 털이 복슬복슬한 고양이를 엘리트 스파이로 변신시켰다.
외이도ear canal에 마이크로폰을, 두개골 기부에 소형 무선 송신기를 이식하고,
회색과 흰색의 긴 털 아래로는 가는 전선 안테나를 엮어 넣었다.
고양이를 살아 있는 감시 장치로 만드는 이 극비 계획은
작전명 어쿠스틱 키티Operation Acoustic Kitty로 명명되었다.
작전을 지휘한 인물들은 외국 정부 관리 곁에 고양이가 앉아 있도록 훈련시킴으로써
그들의 내밀한 대화를 엿들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문제는 고양이가 훈련이 불가능한 존재라는 것이었다.
개와는 다르게 고양이는 인간 주인을 만족시키고자 하는 뿌리 깊은 욕망 따위란 없다.
그리고 로봇 고양이는 국가 안보에 대단한 관심을 갖고 있는 듯 보이지도 않았다.
첫 공식 시험에서 정보국 직원들이 공원 벤치에 앉아 있는 두 사람의 대화를 녹취하기 위해
고양이를 공원으로 내몰자 고양이는 거리로 훌쩍 나가 버렸고 그 즉시 달려오는 택시에 치고 말았다.
작전은 바로 폐기되었다. 당시 빽빽하게 작성된 메모를 보면 그때 일을 상세하게 진술하고 있다.
“훈련된 고양이를 대상으로 한 우리의 마지막 시험은 …… 현실적인 의미에서
고도로 전문화된 우리 요구에 이 프로그램이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을 확신시켜 준다.”
누구나 짐작하겠지만, 그 전문화된 요구에는 납작해지지 않은 고양이(동물들이 차에 치면 납작해지는 탓에 이런 표현을 쓴 것)도
분명 포함될 것이다.
어쿠스틱 키티 작전은 비록 불운하게 마무리되긴 했지만 시대를 50년이나 앞선 선구적인 발상이었다.
미국 정부는 최근 다시 자기네 나라와 국민들을 보호할 동물-기계 하이브리드(hybrid, 혼성체)를 찾고 있다.
*책 미리보기 2화로 이어집니다.
《프랑켄슈타인의 고양이》에서
더 많은 흥미로운 내용들을 만나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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