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외전
벽광나치오
'무리와 다른 짓 하는 놈'들을 만나는 즐거움
18세기 조선의 '벽광나치오'세계
1부
백 가지 기술을 한 몸에 지닌 만능 지식인 과학자, 정철조
박지원, 홍대용의 절친이자,
정약용의 극찬을 받은 18세기 르네상스적 인물 '정철조'를 만나다.
"벼루의 계보에는 새 작품을 첨가하고
지도는 옛것을 보완했네.
(중략)
청주와 탁주를 가리지 않는다며
소주고 막걸리고 곧장 취해버렸네.
혜강(嵆康)처럼 오만하게 두 다리 쭉 뻗었고
완적(阮籍)인 양 막다른 길에서 통곡하였네.
그림은 되는 대로 질탕하게 그리고
취한 붓으로 휘둘러댔네.
비단 귀퉁이에 도장도 남기지 않고
용 그림에 눈동자는 일부러 더디 칠했네.
백 가지 기술을 몽땅 한 몸에 갖추었거니
삼절(三絶)을 그 누구에게 비교할까?"
-'임천상'이 정철조의 죽음을 접하고 지은 시, 5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