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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아버지의 노래는 '섬마을 선생님' 열한번째 이야기: 아버지의 노래 김금숙 작가가 지은 책, 《아버지의 노래》를 읽었습니다. 멋들어지게 그려진 표지 속 소나무 그림에 눈이 끌렸고 프랑스에서 먼저 출간한 우리 작가의 만화라는 점에 호기심도 생겼지만,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아버지의 노래’라는 제목이었습니다. 문득 내 아버지의 노래는 무엇인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흔히 말하는 18번 말이지요. “해~당화 피고지~는 섬~마~을~에 철새~ 따라~ 찾아온 총각 선생님~” 아버지의 노래는 이미자의 ‘섬마을 선생님’입니다. “열아홉 살 섬 색시가 순정을 바쳐” 사랑한 총각 선생님과 이별하는 아쉬움을 담은 노래 가사를 아버지는 멋들어지게 소화하시곤 했습니다. 물론 아버지는 섬 색시 입장이 아니라 총각 선생님 입장에 감정 이입하셨을 테지요. 스물이 되기도.. 더보기
편집자에게도 애도의 순간이 필요하다. 《애도 일기》 《프로이트의 환자들》(김서영 저)이란 책을 보면 흥미로운 사례가 나온다. 프랑스와 영국(? 잘 기억이 안 난다)을 오가며 장거리 연애를 이어온 한 연인이 있었다. 2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 주말마다 그 먼 거리를 오가면서도 거리감 없이 완벽한 연애를 즐겼던 이 커플은 드디어 결혼에 골인하게 된다. 그러나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 둘의 관계는 깨어지고 만다. 여자는 이해할 수 없는 이 결과로 인해 우울증에 걸려 프로이트를 찾는다. 프로이트는 이 여인과 함께 ‘왜?’를 추적해나가던 중, 우연히 여인의 어렸을 적 기억을 들춰보게 된다. 어렸을 적 이 여인의 아버지는 병이 깊었다. 그러나 가족 중 누구도 아버지의 병세를 아이에게 알리지 않았다. 그 아이가 상처받을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 그러다 아버지는 돌.. 더보기
아버지에게 드리는 편지 청춘의 독립은 녹록치 않다. 우선은 현실적인 조건이 만족되어야 한다. 보증금에 높은 방세를 낼 수 있어야 하고, 적어도 인간답게 먹고산다고 할 정도로 살림을 할 각오도 있어야 한다. 온갖 디자인 상품으로 치장되어 있는 드라마 속 원룸과 달리 다 떨어진 벽지와 장판과 궁상맞은 가재도구 몇 개가 전부인 옥탑방과 반지하방도 당분간 견뎌내야 한다. 그러나 가장 골치 아프고 또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것은 바로 부모님을 꼬시는 일이다. 그냥 떼를 부린다고 되는 일도 아니며, 자신의 성장을 한순간의 쇼맨십으로 드러내 보인다고 될 일이 아니다. 정말 오랫동안 신뢰와 정성을 들여 설득해야 한다. 나의 삶도 삶이지만 부모님들 또한 자신의 살점을 덜어 보내야 하는 아픔을 겪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아픔의 이유를 정당화해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