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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남

아버지에게 드리는 편지 청춘의 독립은 녹록치 않다. 우선은 현실적인 조건이 만족되어야 한다. 보증금에 높은 방세를 낼 수 있어야 하고, 적어도 인간답게 먹고산다고 할 정도로 살림을 할 각오도 있어야 한다. 온갖 디자인 상품으로 치장되어 있는 드라마 속 원룸과 달리 다 떨어진 벽지와 장판과 궁상맞은 가재도구 몇 개가 전부인 옥탑방과 반지하방도 당분간 견뎌내야 한다. 그러나 가장 골치 아프고 또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것은 바로 부모님을 꼬시는 일이다. 그냥 떼를 부린다고 되는 일도 아니며, 자신의 성장을 한순간의 쇼맨십으로 드러내 보인다고 될 일이 아니다. 정말 오랫동안 신뢰와 정성을 들여 설득해야 한다. 나의 삶도 삶이지만 부모님들 또한 자신의 살점을 덜어 보내야 하는 아픔을 겪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아픔의 이유를 정당화해줄 .. 더보기
어느 소심남의 셀프힐링 브래드 피트는 멋있습니다. 흔한 말로 ‘남자인 제가 봐도’ 정말 멋있습니다. 멋있는 역을 맡아도 멋있고, 멋없는 역을 맡아도 멋있더라고요. 설 연휴에 J 님이 보신 영화 에서는 아킬레스를 연기하는 브래드 피트인데, 멋지지 않을 수 없겠죠. 하지만 영화 에서 저를 사로잡은 인물은 아킬레스가 아니었습니다. 에릭 바나가 연기한 헥토르도 아니었습니다. 바로 올랜도 블룸이 연기한 ‘파리스’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파리스는 트로이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편이 있는 헬레네와 사랑에 빠져서(혹은 헬레네를 납치해서) 트로이로 달아났기 때문에 그리스군과 트로이군 간의 전쟁이 발발했죠. 영화 에서 파리스는 정말 찌질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헬레네와 사랑에 빠져 도망친 주제에 뒷수습은 전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