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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미리보기]《프랑켄슈타인의 고양이》 #4. 현대판 노아의 방주



오늘날 지구상에서 야생 동물로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 고달픈 일이다. 이 행성은 70억 인간으로 넘쳐 나고 있으며 우리 인간의 필요나 욕구는 야생에 남겨진 것들을 파괴하고 있다. 행성 위를 돌아다니고 있는 포유동물 종의 거의 4분의 1이 멸종 위험에 처해 있다. 다른 동물에서도 비슷하게 양서류 종의 3분의 1, 조류 종의 8분의 1이 멸종 위기에 놓여 있다.




지구 역사를 통틀어 다섯 번의 대량 멸종이 일어났는데가장 최근에 일어난 대량 멸종 시기에 공룡이 전멸했다.많은 과학자들은 현 인류가 여섯 번째 멸종의 초입에 서 있다고 믿고 있다.


보전학자들이 야생 서식지를 보전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두 시도해 보았지만그것은 마치 끊임없이 새로운 구멍이 생겨나며 물이 새는 배 안에서 물을 퍼내려 노력하는 것과 마찬가 지였다인구 통계학자들은 2050년까지 지구상에 90억 이상의 인간이 거주하게 되리라 예측했다.


과학자들이 멸종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자 해결 방안으로써 생명공학을 고려하기 시작한 것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일부 인습 타파적인 연구자들은 복제에서 찾기도 했다. 표면적으로 보면 단순한 아이디어였다. 동물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고? 그렇다면 과학 기술을 이용해서 남아 있는 녀석들의 복제본을 만들자! 하지만 결코 들리는 것처럼 쉽지만은 않을 것이었다.




첫 멸종 위기 종의 클론이 태어났을 때 이는 사실로 드러났다. 최초의 멸종 위기 종 클론이라는 명예는 인도와 동남아시아에 서식하는 드문 종류의 야생 소인 인도산 들소의 복제본 노아에게 돌아갔다. 2001 1, 노아의 탄생은 언론의 1면을 도배했다.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복제하는 것이 적어도 기술적으로는 가능함을 증명하는 것처럼 보였다. 또한 달콤 씁쓸한 성취이기도 했다.


태어난 지 36시간이 지난 후 노아에게서 위장 감염의 징후가 보이기 시작했다. 12시간이 더 지나고 나서 노아는 죽었다. 노아를 만든 어드밴스드 셀 테크놀로지는 송아지의 비극적 죽음과 복제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고 발표했지만, 다른 복제 동물들에서 건강 문제가 발생했던 것을 감안하면 확신할 수는 없었다.


정확한 원인이 뭐였건 노아의 죽음은 야생 동물의 복제가 애완동물과 가축 복제를 곤란하게 만들었던 바로 그 문제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암시했다하지만 멸종 위기에 처한 종에 관해서라면 계속 밀어붙여야만 하는 강력한 이유가 있었다이 희귀한 동물들을 복제하는 것은 돈이나 동반자 관계를 넘어서는 것이었다그것은 생존에 관한 문제였다.


ACRES(멸종 위기 종 연구를 위한 오두본 센터) 저온 생물학 방이라고 적힌 곳에다 DNA 샘플을 보관해 두고 있었다. 춥고 어두웠으며 작은 맥주통과 비슷하게 생긴 금속 탱크들이 벽을 따라 늘어서 있었다. 이곳은 냉동 동물원이다. 전체 야생의 왕국이 몇 제곱피트의 작은 공간에 꾸려져 있다. 그중 한 탱크를 열었다. 화씨 -373도로 얼린 상태가 유지되고 있었다. 뚜껑을 열자 질소 증기가 소용돌이치며 밖으로 나왔다. 안개 속에서 등장한 것은 작은 노란색 빨대로 가득한 금속 선반이었다.

 

각각의 빨대는 서로 다른 동물에서 채취한 세포들을 담고 있었다. 피부 세포, 정자, 난자, 그리고 때로는 전체 배아까지, 모두가 고릴라, 코끼리, 코뿔소, 원숭이, 물소, 개구리, 황새, 두루미, 사자, 호랑이 등에서 온 것이었다. 샘플이 정확하게 냉동 상태에 들어가게 되면온도가 내려감에 따라 세포가 터지는 것을 막기 위해 충분한 양의 동결 방지제를 투여한다.무기한 생존할 수 있다.




냉동 동물원은 재앙이 불어 닥치기 전에 종의 유전적 다양성을 보존할 기회를 제공한다. 치타 개체군이 가장 강건할 때 냉동 동물원이 있었더라면 수백 아니 수천의 치타 피부 샘플을 탱크 속에다 저장해 둘 수 있었을 텐데. 오늘날 이 같은 세포를 사용할 수 있다면 그 세포들을 통해 야생에서 사라져 버린 유전 변이들을 찾을 수도 있을 텐데. 이 동물들을 복제하여 아프리카 사바나로 풀어 주면 없어진 유전자 계보를 복원할 수 있을 텐데.

 

두에인 크래머는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멸종 위기에 처하지 않은 동물들로부터 세포를 수집, 저장하는 것이라 말한다. 미래를 위해 그들의 다양한 DNA를 보존해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체계적으로 개체군에서 샘플을 취하고 그 세포를 저장해 두어야 합니다. 우리 인간이라는 종은 우리가 곤란에 처할 때까지, 우리가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마냥 기다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냉동 동물원은 전 세계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다. 샌디에이고 동물원은 특히 유명한 곳이며, 영국 노팅엄 대학교에서 운영하는 냉동 방주 프로젝트에는 8개 나라의 18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기관은 5500종 이상에서 수집한 4 8000개의 DNA 샘플을 보존하고 있다. 수집 목표는 2015년까지 1만 종을 달성하는 것이다.




만일 온전하게 이 샘플들을 저장하게 된다면 야생에서 사라진 종들을 부활시키는 것을 포함해 엄청난 과학적 성취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샌디에이고 동물원에서는 멸종된 것으로 여겨지는 작은 하와이 명금류 포오올리 세포를 보관하고 있다. (마지막 포오올리는 2004년에 사망했다.) 아직까지는 새를 복제하는 법을 알아내지 못했지만, 만일 가능하게 된다면 액체 질소 속에 보관된 포오올리 DNA는 언제든 다시 삶을 찾게 될 것이다.


냉동 동물원은 최후의 안전망을 의미한다. 미래를 위한 유전자 저축 은행으로서 말이다. 지금으로부터 몇 세기가 지나면 과학자들은 작은 덩어리를 복제해 낼지도 모른다. 혹은 이들 작은 세포 조각에 삶을 불어넣는 보다 좋은 방법을 개발할지도.


관심을 일으키고 있는 가능성 중 하나는 신체의 그 어떤 분화된 세포로도 변형될 수 있는 줄기세포를 이용하는 것이다. 아프리카야생고양이에게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실험실에서 완전히 새로운 난자나 정자로 성장시킬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과학자들은 이미 멸종 위험이 매우 높은 두 개 종흰코뿔소와 비비에서 냉동된 피부 세포를 얻어 줄기세포로 형질 전환을 시키는 데 성공했다. 다음 단계는 이 세포들을 정자와 난자로 바꾸어 시험관 코뿔소와 비비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기술은 빠르게 변하고 야생 동물 전문가들은 자신들의 자리를 계속해서 지키고 있어야 한다. 그 어떤 분야가축 교배건 반려 동물 의료건 인간 번식 기술이건에서의 돌파구도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살리는 전략에 불을 당길 수 있다. 심지어 컴퓨터나 전자 공학에서의 진보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책 미리보기 5화로 이어집니다.



《프랑켄슈타인의 고양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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