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공통역사교재 발간 기념 양국 공동 기자회견, 2013년 3월 29일, 전국교직원 노동조합 회의실]
지난 3월 29일, 전국 교직원 노도조합 사무실에서 한일 공통역사교재 발간을 기념하여 한국은 전국교진원 노동조합 회의실에서 일본은 도쿄 문부과학성 기자실에서 공동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학생에게 희망을 찾으려 합니다. 교육은 인간을 디자인한다고 합니다. 우리의 미래는 바로 우리 학생의 교육을 통해서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이 자리는 그동안 진행된 사업을 발표할 수 있는 자리이자, 희망의 시작을 알리는 자리입니다. 오늘 교재 발간이 한일간 평화, 동아시아의 평화, 세계 평화의 씨앗이 되리라 자신합니다."-이영주 전교조 수석부위원장
한일 공통역사교재 발간의 배경이 된 <한국과 일본, 그 사이의 역사>의 시작은 2001년 일본의 편향적인 교과서 편찬으로 한국 내에서 일본의 역사인식에 대한 감정이 높아지고 갈등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와 일본의 하로시마 현교직원조합이 두 나라 평화와 우호의 교육을 실천해나가기 위해 <상호 교류와 협력이 관한 의정서>를 체결한 것에서 비롯되어 지난 2005년 발간된 '조선통신사'에 이어 두 번째 출간된 도서입니다.
※<한국과 일본, 그 사이의 역사>(휴머니스트 펴냄)한국 전교조 대구지부 소속 교사 7명과 일본 히로시만현교직원조합 소속 일본 역사 교사 8명이 7년 동안 양국을 오가며 교류한 결과물이다.
두 나라가 평화와 우호의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양국의 청소년이 공동의 역사인식을 지녀야 한다는 점에 공감한 대구와 히로시만 역사교사는, 개항기부터 얽혀 있는 두 나라 근현대사를 한국과 일본 청소년에게 '제대로' 들려주시 위해 6년 동안 양국을 오가며 이 책을 집필하였습니다.
"왜곡된 역사와 자국 입장의 역사 서술에서 벗어나 '정직한 사실'을 담은 이 책은 역사적으로 지속적으로 첨예한 갈등 관계를 겪어온 일본과 한국의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어떤 역사를 가르쳐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의 결과물이며, 과거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동반자적 미래를 함께 해가는 긍정적인 한일 관계의 시작점입니다. "
독도, 일본군 '위안부', 과거사, 역사 왜곡
이 책이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과거와 현재의 직시’입니다.
갈등의 과거 역사를 회피하거나 왜곡하지 않고 제대로 직시해야만 반성과 성찰이 가능하고, 역사 화해를 통한 평화와 우호의 미래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각국의 역사인식의 차이가 어떠한지 그 현주소를 가감없이 드러내는 것도 서로를 이해하는 데 기본 전제 조건입니다.
"이 책에는 대부분의 일본 역사교과서에서 언급하지 않은 일본군 '위안부', 강제징용과 징병, 전후 배상과 보상 등 일제 강정기의 민감한 역사적 사실을 가감 없이 담았습니다. 우리 학생들에게는 생소한 일본의 전후 처리와 피폭자 문제도 포함하였습니다. "
대구와 히로시마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일 관계에 대한 설문조사를 2002년 실시한 결과 과거의 역사적 사실이 대해 한일 학생들이 모르고 있거나,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과거를 청산하지 않는 이상 양국의 역사 갈등은 계속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 결론은 청소년만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의 문제 의식일 거라 생각됩니다.
그렇기에 한국공통역사교재 발간이 가지는 역사적 의미는 그 무게감을 쉽게 말할 수 없는 작업이라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조선통신사》를 출간한 경험이 있으니 의사소통이 잘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근현대사 책을 만들 때는 의견 충돌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전후 보상’이라고 표기할 것인지 ‘전후 배상’으로 표기할 것인지, 창씨개명을 어떻게 기술할 것인지, 일일이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중략) 이런 지난한 과정을 거쳐 드디어 6년 만에 한국과 일본 두 나라 집필진 모두가 만족할 만한 원고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는 한국과 일본의 관계사에 좀 더 주목했기 때문에 미처 담아내지 못한 내용도 있습니다.
이는 우리 모임의 다음 과제로 남기고자 합니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히로시마와 대구 집필진의 신뢰 관계는 한번도 무너진 적이 없었습니다. 국가의 틀을 넘어 한국과 일본의 청소년이 공통으로 배울 수 있는 역사책을 만들겠다는 굳건한 의지와, 함께 고생하면서 쌓아온 동료 의식이 양국 집필진의 관계를 더욱 두텁게 해주었습니다.
― <글을 마치며> 중에서
'H_기억하고 싶은 책 > 휴머니스트 책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철학자’로 다시 돌아온 이진경을 만나다 (0) | 2013.04.22 |
---|---|
train of thought (4) | 2013.04.11 |
막장 드라마, 진화에 도움이 된다? (0) | 2013.03.21 |
외계인에게 로션을 발라주다 (1) | 2013.03.14 |
미국을 읽는 세 가지 키워드- 종교, 민주, 자유 《기차를 타고 아메리카의 일상을 관찰하다》 (0) | 2013.0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