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을 살린 동양고전 번역의 결정판 《한비자》 완역본 역자 김원중 교수와의 만남!
휴머니스트 화제의 신간 《한비자》! 그동안 책 미리보기 연재를 통해 소개해 드렸는데요. 이번에는 《한비자》를 번역한 김원중 단국대학교 한문교육과 교수의 연구실을 찾아가 《한비자》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 보았습니다.
(김원중 선생님의 명역고전 번역 과정! 저 빼곡한 필기...!)
김원중 선생님은 사마천의 《사기》를 세계 최초로 개인이 완역하는 등 평생을 동양고전 번역에 바쳐 온 분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이번에 출간된 《한비자》 역시 선생님의 완역을 통해 더 새롭고 풍성하게 읽을 수 있답니다.
《한비자》는 어떤 책이며,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가 지금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소개해 주셨는데요. 김원중 선생님과의 인터뷰를 지금부터 공개합니다!
1. 한비자는 누구인가?
《한비자》의 저자로 알려져 있으며 한비(韓非) 또는 한비자(韓非子)라고 불립니다. ‘자子’는 존경을 받는 선생님이라는 의미로 붙인 것입니다. 작은 나라인 한(韓)나라의 서얼 공자 출신, 즉 귀족이지만 비주류로 태어나 법가의 사상을 집대성한 책 《한비자》를 썼지요.
《한비자》 하면 흔히 어둠의 성경이라 불리는 서양의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과 비교되는 제왕학의 성전이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진시황이 《한비자》를 읽고 “이 책을 쓴 사람과 만나 이야기만 나눌 수 있어도 죽어도 여한이 없다.”라고 말한 일화는 유명합니다.
“법(法)은 드러내야 하고, 술(術)은 드러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2. 한비자가 말하는 혁신
춘추전국 시대의 화두는 전쟁이었습니다. 당시 전쟁을 자주 하다 보니까 대부분의 군주들이 관심을 기울인 것은 패권이었고, 결국 권력의 문제로 귀결되었습니다. 동방의 육국들 중 제나라, 연나라, 위나라, 한나라, 초나라는 혼란된 국면을 수습하고 민심을 하나로 묶으려는 통일의 문제를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전부 자국의 이익에만 골몰했다는 겁니다.
그러나 진나라는 이 6국의 군주들과 생각이 달랐습니다. 혼돈을 잠재우고 민심을 하나로 묶을 것을 생각했는데요. 이것이 근본적인 차이입니다.
바로 제왕학에 눈을 뜬 진시황이 서른아홉에 천하를 통일한 배경에는 법가와 한비의 사상이 있습니다. 진나라가 택한 것은 혁신과 지연을 초월한 인재 등용 전략을 통해서 천하 통일을 이룬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다른 군주들과 진시황이 천하를 바라보는 시야가 분명히 달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국 사고의 차이가 나라의 운명을 좌우한 것이지요.
3. 한비가 말하는 인간관계론
한비가 이야기한 것은 바로 이겁니다. 군주와 신하 사이는 남남의 관계 아닌가? 그렇다면 그 둘 사이의 맹목적인 신뢰 관계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 수 있다는 겁니다.군주는 신하를 함부로 믿어서는 안 된다. 그냥 믿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현명한 불신’을 하라는 겁니다.
신하를 적당하게 견제하고 일정한 거리를 두고 팽팽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면서 철저한 자기 관리로 나라를 다스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4. 한비가 제안하는 설득의 기술
한비가 말하는 핵심은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헤아려야 그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겁니다. 한비는 군주의 마음이 워낙 변화무쌍해서 그 변하는 시점을 읽기란 굉장히 어렵다. 그러나 그것을 못 맞추면 결국 해를 입는다고 말합니다. 군주의 심리 상태를 꿰뚫지 않고는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것이지요.
상대가 듣고자 하는 걸 제대로 간파해서 설득하는 것. 이게 진정한 만남이라는 겁니다.
5. 한비가 말하는 리더의 처세
군주는 자신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함부로 드러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그렇게 해야 신하들이 자신의 본성을 내보인다는 거죠.
“군주는 그가 하고자 하는 바를 드러내지 않는다. 군주가 하고자 하는 바를 내보이면,신하는 그 의도에 따라 잘 보이려고 스스로를 꾸밀 것이다. 군주는 자신의 속뜻을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 군주가 그 속마음을 보이면, 신하는 남과 다른 의견을 표시하려고 할 것이다.”
한편 리더란 모름지기 인재를 알아보고 그들의 말을 경청할 줄 알아야 하며, 인간관계에서는 겸허한 자세가 중요합니다.
《한비자》에 나오는 진문공이라는 왕이 신하들과 언덕을 올라가고 있는데 대님이 풀어졌어요. 다른 왕이라면 어떻게 할까요? “이것을 묶어라.” 하겠죠. 하지만 진문공은 자기가 직접 묶었습니다. 옆에 있는 신하들이 화들짝 놀라, “대왕, 왜 그러십니까?” 이랬어요.
그러자 진문공이 유명한 말을 해요. “최고의 군주 곁에 있는 자는 모두 스승들이며, 중등의 군주 곁에 있는 자는 친구이고, 하등의 군주 곁에 있는 자는 전부 시종들이다.”
내가 하등의 군주라면 당신들은 시종이다. 하지만 내가 최고의 군주이기 때문에 당신들은 내 스승들이다. 나는 당신들을 스승으로 대하기 때문에 내가 직접 이걸 맨다. 이런 얘기에 신하들이 모두 감동하죠. 진문공이 19년 동안 망명 생활을 하고 진나라 왕위에 올라 춘추오패 가운데 하나가 된 것도 겸허를 배웠기 때문입니다.
6. 《한비자》가 전해 주는 교훈들
저마다 혁신과 개혁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냉정한 생존의 문제가 판치던 전국시대의 한비만큼 치열한 논법을 제시한 사상가는 없었다고 봅니다. 그가 제시한 통찰의 지혜를 생각해 보며 혁신적인 사고를 하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김원중 선생님과의 인터뷰는 여기까지! 더 많은 이야기는 《한비자》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난세의 군주가 갖춰야 할 통치의 모든 것을 담은 책, 《한비자》에서 흥미로운 이야기와 풍부한 삶의 지혜를 지금 만나 보세요!
*본 포스트는 중앙공무원교육원 명강의에 선정된 김원중 선생님의 《한비자》 강연 내용 및 선생님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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