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학과 군주론, 법가 리더십의 정본!
명역고전 《한비자》를 통해 알아보는 설득의 스킬!
※설득(說得) : 상대편이 이쪽 편의 이야기를 따르도록 여러 가지로 깨우쳐 말하는 것.
<예시> (feat.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 어머니의 끈질긴 설득과 호소로 살인범은 마침내 자수를 결심했다.
- 그는 직장을 그만두려고 마음먹었으나, 직장 상사와 아내의 끈질긴 설득으로 계속 다니기로 했다.
- 탈영병이 어머니에게 설득되어 부대로 돌아갔다.
어째 예시가 다...
설득이라는 게 이렇게 어마어마한 거였습니다.
그렇다면 무려 군주를 설득해야 했던 난세의 전략가, ‘한비자’는 과연 상대를 어떻게 설득했을까요?
중국의 통치술에 관한 고전으로 널리 읽혀 온 《한비자》 속 설득의 스킬! 이제부터 여러분께 살짝 공개합니다.
「설득의 어려움이란 내가 알고 있는 바를 가지고 남을 설득시키기가 어렵다는 것이 아니다. 또 내 말주변이 나의 뜻을 분명하게 전할 수 있느냐의 어려움도 아니다. 무릇 설득의 어려움이란 설득하려는 상대방의 마음을 잘 헤아려 내가 설득하려는 것을 그에게 맞출 수 있느냐 하는 점에 있다.
상대가 높은 명예를 구하려는 사람인데 오히려 많은 이로움으로 설득하면 비속하다고 여겨져 홀대받으면서 반드시 버림을 당하고 내쳐질 것이다. 상대가 두터운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인데 오히려 높은 명예로 설득하면 생각이 없고 현실에 어두운 자로 여겨져 반드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들을 잘 살펴야 한다.」
「꼭 그 자신이 누설한 것이 아니어도 대화하는 가운데 그만 숨겨진 일을 내비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되면 신변이 위태로워질 것이다.
군주와 두터운 친밀관계가 아닌데도 아는 것을 모두 말해 그 말이 실행에 옮겨져 공로를 세우게 되면 잊히게 될 것이나, 그 말이 실행되지 못하고 실패하면 의심을 받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신변이 위태로워질 것이다. 이것이 설득하는 데 따르는 어려운 점이니, 이를 몰라서는 안 된다.」
「군주의 마음에 고상한 계획이 있으나 실제로 이룰 수 없는 경우에 유세객은 그를 위해 그 일의 허물을 들춰내고 해로움을 내보여서 실행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하여야 한다. 지혜와 능력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때는 비슷한 상황의 다른 일을 들어 많은 참고가 되게 하고, 유세객 자신의 의견을 채택하도록 하되 모른 체하면서 지혜를 빌려주어야 한다.
상대방이 자신의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고 생각하고 있으면 굳이 그가 할 수 없는 일을 찾아낼 필요가 없다. 결단이 과감했다고 생각한다면 그가 실수한 일을 찾아내어 화나게 할 필요가 없다. 스스로 자신의 계획이 훌륭하다고 생각할 때 그가 실패할 경우를 꼬집어서 곤란하게 할 필요가 없다.」
「설득의 대략적인 의미는 상대의 뜻을 거스르지 않는 것이며, 말투도 상대의 감정을 건드리지 않아야 한다. 그런 뒤에야 자신의 지혜와 말재주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간언을 하거나 논의를 하고자 하는 신하는 군주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미리 살핀 뒤에 설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용이라는 동물은 유순해 길들이면 탈 수 있다. 그러나 턱밑에 직경 한 자쯤 되는 역린(逆鱗, 거꾸로 난 비늘)이 있는데, 만약 사람이 그것을 건드리면 반드시 그 사람을 죽인다. 군주에게도 역린이 있어, 설득하려는 자는 군주의 역린을 건드리지 않을 수 있어야만 성공을 기대할 수 있다.」
우리들 대부분이 살면서 한번쯤 들어는 봤지만, 아마도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읽어본 적은 없을 그 이름, 《한비자》. 《한비자》는 전 20권 55편에 달하는 방대한 저작으로, 중국 고대의 사상가이자 전략가였던 한비자의 사상과 이론을 집대성한 책입니다.
한비자는 춘추전국시대의 혼란기에 제왕들에게 난세를 평정하고 나라를 세워 오랫동안 통치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했고, 그의 저술은 진시황에 의해 읽힌 뒤 중국의 통치술에 관한 고전으로 널리 읽혀 왔지요.
현실적인 경쟁 체제의 비정함을 체감하고 실제로 군주가 제대로 통치할 수 있는 아주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방법을 평생에 걸쳐 모색한 한비자의 목소리는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클 것입니다.
특히 이번에 출간된 《한비자》는 사마천의 《사기》를 세계 최초로 개인이 완역하는 등 평생을 동양고전 번역에 바쳐 온 김원중 교수의 완역을 통해 더 새롭고 풍성하게 읽을 수 있다는 사실!
난세의 군주가 갖춰야 할 통치의 모든 것을 담은 책, 군주론과 통치론의 영원한 고전 《한비자》에서 흥미로운 이야기와 풍부한 삶의 지혜를 지금 만나 보세요. :)
*본 포스트는 《한비자》 중 ‘4권 제12편│세난[說難 : 설득의 어려움]’의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휴머니스트 김원중 교수의 '우리 시대 명역 고전' 시리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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