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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의 역사

표지의 역사를 빙자한 역사 특강 《투퀴디데스, 역사를 다시 쓰다》 역사책 표지는 참으로 애매합니다. 책 내용이 ‘사실’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지요. 무슨 말이냐고요? 생각해보세요. 고대 그리스 역사를 다루는 책에 로마 시대 유물 이미지를 표지에 쓴다면, 이건 겉과 속이 완전히 다른 책이 되는 것이니까요. 거기다가 해당 시대 활용할 만한 이미지 자료가 없다면, 그것도 참 괴로운 것이겠고요. 또 책에서 다루는 시기가 너무 방대할 때도 고민이 많아집니다. 어떤 이미지 자료를 메인으로 쓸 것인가에 따라 독자에게 완전히 다른 느낌을 줄 수도 있으니까요. 아, 물론 역사책이라고 구체적인 해당 시기 유물만을 대표적 표지 이미지로 쓰는 것은 아니지만, 좀 더 ‘각’을 세우게 되긴 합니다. 그렇다구요. 이번 책은 고대 그리스(이 당시에는 그리스라는 말을 쓰지 않고 헬라스라 불렀습니다... 더보기
B급 디자이너의 중학교 시절은 어땠을까 - <국어시간에 소설쓰기> 란 표지 디자인 의뢰를 받고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나의 중학생 시절은 어땠을까?’였습니다. 저는 한마디로 가이드 라인이 확실했습니다. 학교에는 충실히 나가지만 수업에는 충실하지 않는. 책도 만화책만 보는 학생이었습니다. 아마 친구가 “이 책 표지 너무 예쁘지 않니? 한 번 읽어봐.”라고 했어도 전 그냥 시크하게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겁니다. 그땐 그게 인생이라고 생각하는 철없는 십대였습니다. 그랬던 저에게 다른 책도 아닌 란 책 표지를 디자인하라니요. 순간 머리가 텅 비워지며, 한 마디로 “멘붕(멍지효=멍영철)”이 된 듯했습니다. 다른 것도 아닌 문학이라는 장르는 저와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먼 장르였습니다. 이런 생각은 고등학생을 위한 문학시간 시리즈를 디자인하고 있음에도 변함이 없습니다. 소설은 무.. 더보기
train of thought 영어로 붙여놓은 제목의 뜻은 무엇일까요? 의 작업을 진행하는 동안에 머릿속에 계속 맴돌던 이 단어는 제가 초등학생 시절부터 좋아했던 어느 팝밴드의 노래 제목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가사를 외우지 않고도 그냥 따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수없이 들었던 노래이기도 한데요, 저는 최근까지 그 가사의 내용뿐만 아니라 제목의 뜻조차 모르고 있었죠. 이 밴드는 노르웨이 출신이지만 영어로 부른 노래로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차트를 석권했습니다. 아마 이들이 영어로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면 한국에 사는 제가 이들의 음악을 알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문득 가사의 내용이 궁금해서 오래된 LP를 꺼내어 보았습니다. 내지에 한글로 번역된 제목은 '사색의 열차'라고 되어 있습니다. 빌 브라이슨의 책을 작업하던 당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더보기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앨런의 전쟁> 전쟁영화 좋아하시나요? 2차대전, 러일전쟁, 한국전쟁, 그리고 가깝게는 아프간, 이라크까지 여러 가지 배경의 전쟁영화가 많지요. 절대적 선이 절대적 악을 폼나게 쓸어버리는 짜릿한 오락영화에서부터, 인간성을 파괴해버리는 전쟁의 참상을 다룬 다큐식 영화, 그리고 이런 전장 한가운데서 인간성을 지키고자 애쓰는 휴머니스트들의 감동실화까지.. 어떤 식이든, 긴박하고 박진감 넘치는 영상과 여러 가지 무기들 그리고 거친 남자들의 비주얼은 무릇 남성들의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한것 같습니다. 전쟁영화,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그럼 제가 직접 한번... 무료한 주말 지루함에 방안을 뒹구르는 여러 솔로남성들을 위해 뜬금없지만 B급역사 최초로 영화 몇 편을 추천해볼까 합니다. (매우 주관적으로..^^) 제2차세계대전, 독일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