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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B급 디자이너의 중학교 시절은 어땠을까 - <국어시간에 소설쓰기> 란 표지 디자인 의뢰를 받고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나의 중학생 시절은 어땠을까?’였습니다. 저는 한마디로 가이드 라인이 확실했습니다. 학교에는 충실히 나가지만 수업에는 충실하지 않는. 책도 만화책만 보는 학생이었습니다. 아마 친구가 “이 책 표지 너무 예쁘지 않니? 한 번 읽어봐.”라고 했어도 전 그냥 시크하게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겁니다. 그땐 그게 인생이라고 생각하는 철없는 십대였습니다. 그랬던 저에게 다른 책도 아닌 란 책 표지를 디자인하라니요. 순간 머리가 텅 비워지며, 한 마디로 “멘붕(멍지효=멍영철)”이 된 듯했습니다. 다른 것도 아닌 문학이라는 장르는 저와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먼 장르였습니다. 이런 생각은 고등학생을 위한 문학시간 시리즈를 디자인하고 있음에도 변함이 없습니다. 소설은 무.. 더보기
프랑스적인 삶 프랑스적인 삶 시간은 거꾸로 흐르지 않는다. 일상은 매일 반복되는 듯하지만,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가버린 시간은 어느 순간 나의 발치 앞에 사건으로 당도해 있다. 12월 19일. 텔레비전도 없는 원룸에서 인터넷에 뜬 단신들을 주시하며, 한편으로는 그래프가 거짓말처럼 꺾여버리길 바라면서, 다른 한편으론 “글렀어. 젠장” 욕지거리를 나직이며 단념하고 있었다. 그리고 냉장고 안에 있는 반찬을 꺼내어 밥을 먹었고, 평소처럼 반주로 맥주 한 잔을 마셨으며, 어제 하루 손에서 놓지 못했던 뜨개를 계속하다 잠이 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 간만의 휴가에 벅찬 마음도 잠시, 회사 업무일지를 둘러보다가 며칠 전 마감했던 책에 큰 제작사고가 났다는 소식에 무너지는 듯 주저앉았다. 결국 지난 날 누가 대통령이 될지 마음 졸인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