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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_기억하고 싶은 책/휴머니스트 책Book

우리말 우리글을 제대로 가지고 노는 법! 《초등학교 1학년 우리말 우리글》

 


오늘은 'B급의 역사' 최초! 휴먼어린이 도서를 소개해드립니다.


선생님들, 그리고 집에서 글자를 가르치는 학부모님들이 느껴온 현 국어 교과 과정의 문제점과 아쉬움을 보완한 책,

지난 2009년 세상에 나온 뒤 이미 많은 아이들을 우리말과 글의 매력 속으로 빠지게 만든 책,


《초등학교 1학년 우리말 우리글》입니다.

 

 

"글자 공부가 뭐 그리 중요해? 때 되면 다 깨우치는 거 아니야?!"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 아마 꽤 많으실 겁니다.

유치원에서, 혹은 학습지로,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저절로, 당연히!' 깨우치게 되는 게 한글 아닌가 생각하실 텐데요.


사실... 맞습니다!  


스펀지 같은 흡수력을 지닌 아이들은 어느 순간 말과 글을 쏙쏙 흡수해버립니다.

하지만 모든 아이들이 '똑같이' 말과 글을 익히고 있는 걸까요.

언어 생활의 첫 단추를 너무나 허겁지겁, 느슨~하게 꿰고 있는 건 아닐까요. 

 

 

모두 같은 교과서로, 한두 달 안에 뚝딱 한글을 먹어 치우도록 강요받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의 선생님들이 무려 10년 동안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여 현 국정 교과서와는 다른, 새로운 교과 과정을 만들어냈습니다. 획일적인 교육에서 벗어나면서 동시에 아이들의 언어 능력을 더욱 고양시키기 위해 기존 교과서의 분책 방식을 버리고(기존에는 <듣기·말하기> <읽기> <쓰기> 이렇게 세 권으로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모든 영역을 한 권의 책에 담아 통합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개정된 초등 국어 교과 내용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올해부터는 국정 교과서도《초등학교 1학년 우리말 우리글》처럼 각 영역의 벽을 허물고, 활동 교재를 보완해 <국어> <국어 활동> 이렇게 두 권으로 나온다고 합니다. '통합적 학습'에 대해서 계속해서 강조해온 이 책의 방향과 맞아 떨어지는 부분입니다. 현장 선생님들의 오랜 고민과 아쉬움, 생생한 바람을 담아 만든 책이기 때문에 국정 교과서보다 한발 앞서 가고 있나봅니다. 에헴!(자랑스럽습니다! 하하하하하하)

 

 

 

 

위의 표지들은 2009년 출간 당시의 모습입니다. 좌측은 초판 1쇄(실제 사용했던 책이라... 낙서가 좀 있습니다^^;), 우측은 1쇄 이후 표지를 조금 더 보완한 모습입니다. 210*280 사이즈의 거대한 몸집인 데 반해 좌측 표지는 확실히 좀 허전한 느낌이 듭니다. 수정된 표지에서는 자음과 모음에 아이들이 앉아 있거나 서 있는 모습을 추가해 국어 교과서라는 정체성을 좀 더 드러냈고, 허전함을 조금이나마 채웠습니다.

 

개정판을 꾸리면서 표지에서 가장 염려스러웠던 부분은 100%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과, 제목 부분이었습니다.

책 판형은 210*280으로, 만만치 않은 크기입니다. 본문에 여러 느낌의 삽화가 들어가는지라 그 삽화들을 활용하면 좋겠지만, 자칫 잘못하다가는 제목의 가독성이 떨어질 수도 있어서 표지 시안을 보는 날까지 걱정스러운 마음이 컸습니다.

이런 염려들 속에서 드디어 시안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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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

   

 

 

 

어떠신가요?

저는 시안을 보자마자  디자인 실장님의 대범함에 '억!' 놀랐습니다. 이 커다란 지면을 꽉꽉 채우시다니... 글자도 뙇! 그림도 뙇!!!

그리고 사실 걱정도 됐습니다. '두 시안 모두 그림과 글자가 많이 겹쳐져서 제목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찬찬히 생각해보니, 워낙 글자가 커서 그런 걱정은 접어도 되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두 시안의 제목 모두 한 낱자 안에 두 가지 서체가 서로 조화를 이루어서 자칫하면 지루할 수 있는 글자들의 '맛'이 살아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초판 도서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글자를 가지고 노는 삽화를 배치해서 책을 펼치기도 전에 아이들과 숨은그림찾기 놀이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괜히 흐뭇했습니다. 아이들이 따분하게 글자를 배우지 않고 즐겁고 신 나게 공부했으면 하는 선생님들의 바람이 이 책의 핵심 중 하나니까요!

 

특히 저는 개인적으로... '초등학교 1학년' 글자 바로 옆에 있는 'ㅋ'이 마음에 듭니다. (처음 발견하고는 혼자 괜히 재밌어서 킥킥 웃었습니다.) 글자 옆에 있는 강아지까지... 이런 걸 두고 '깨알 같다'고 하는 거 아닐까요?! ㅎㅎㅎㅎ

 

아, 말이 너무 길었습니다. 그럼 두 시안 중 어떤 시안이 최종 낙찰 되었을까요.

바로바로............................................................................... 보는 재미가 더 있는, 좌측 시안입니다. ^^

 

 

최종 표지의 위엄!!!

 

그리고 오늘, 책이 출간됐습니다!

개정판에서는 초판의 내용을 유지하되 본문을 새롭게 구성하고 어휘를 보완했습니다. 특히 본문 일러스트를 아이들의 정서에 맞게 따뜻하고 밝은 그림으로 전면 교체했고, 그림마다 스토리를 넣어 읽는 그림으로써의 역할에 더욱 충실했습니다. 글자를 전혀 모르는 아이들은 그림책을 보듯 친근하게 느낄 것이고, 글자를 이미 익힌 아이들도 원리를 다시 한 번 익힐 수 있는 다채로운 책입니다.

 

 

아이들이 우리말과 글을 제대로 부려 쓰는, 쉽게 말해 '잘 가지고 노는' 사람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 책이 우리말과 우리글을 배우는 아이들의 좋은 친구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천천히 꼭꼭 씹어 먹으면 우리말과 글을 다루는 능력이 쑥쑥 자라날 것입니다. 애정을 듬뿍 담아, 강력 추천드립니다!

 

 

-홍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