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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의 마지막 편지

그 순간 인생에 찾아든 기쁨 장황하게 이야기했지만, 내 요지는 이번 여름에는 적당히 휴가를 써 넘기지 말고, 한번 마음잡고 제대로 된 여행과 휴식을 즐겨보라는 권유라네. 자네는 모든 것을 뒤로 미루는 못된 버릇이 있네. 마치 인생의 끝에 모든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기나 한 것처럼 말이네. 그러나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다네. 늙고 병약하고 죽음을 두려워하는 주글주글한 육체 외에는 말이네. 내가 너무 심하다고 생각하나? 천만에, 나는 더 심하게 말할 수도 있다네. 그러나 오해는 하지 말게. 젊어서는 돈을 벌기 위해 젊음을 쓰고, 나이 들어서는 젊음을 되찾기 위해 돈을 쓰는 바보 같은 짓을 하지 말라는 뜻이네. 그때그때 미루지 말고, 그때의 정신으로, 그 순간 인생에 찾아든 기쁨을 추구하라는 말이네. _《구본형의 마지막 편지》 73~74쪽... 더보기
《구본형의 마지막 편지》를 펴내며 《구본형의 마지막 편지》를 펴내며 1 그는 혁명가를 좋아했다. 아니, 그 자신이 혁명가였다. 그는 시를 좋아했다. 아니, 그 자신이 시인이었다. 마흔 살의 혁명에 관한 기록인 그의 저서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의 서문에 그는 이렇게 썼다. “‘타도, 구본형!’ 이것이 이 책 속에 숨어 있는 정신이다. 나는 나의 문화사, 이 개인의 실록을 통해 내가 넘어서고 극복해야 할 나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는다.’는 나의 비전은 먼저 이렇게 나에게 적용되었다. 내가 내 직업의 첫 번째 고객인 것이다.” ‘타도, 구본형!’의 자기 혁명은 ‘어제보다 아름다운 오늘’이라는 시적 삶으로 매일 새롭게 태어났다. 그런 그가 불현듯, 어느 날 세상을 떠났다. 2 20년 넘게 900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