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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_작가共방/김학원|발행인의 노트북

‘팟캐스트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40회 방송을 시작하며

 







 

 

 

‘팟캐스트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40회 방송을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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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전20권, 이하 조조록)이 대장정을 마쳤다. 2003년 7월 15일에 초판 1권 ‘개국 편’을 내놓았고 2013년 7월 22일에 20권 ‘망국 편’을 선보였으니 초판 발행일로부터 꼬박 10년, 정확히 말하면 3650일에 7일을 더한 3657일 만의 경사이다. 휴머니스트는 올해 초, 마지막 권인 20권의 발행일을 6월 24일로 예측하고 3개월 전인 3월에 완간 준비에 착수했다. 우리의 미션은 단 하나였다. “휴머니스트가 할 수 있는 그 모든 것을 다 한다.” 이것이 완간을 앞둔 휴머니스트의 전사적인 목표이자 결의였다.

 

지난 4월 26일, 《조조록》의 기획편집을 총괄해온 위원석 교양만화 주간은 휴머니스트 사내 인트라넷에 아래와 같이 완간 준비를 위한 TF팀 구성을 알리며 지원자 공모에 나섰다.

 

 

2013년 6월 24일 완간 예정인《조조록》 론칭 프로젝트를 함께하실 휴머니스트를 찾습니다. 《조조록》을 울트라 슈퍼 킹 초대박 블록버스터 국보급 국민만화로 성장시키실 보람찬 기회를 휴머니스트 여러분께만 살짝 공개합니다. 가정의 달 5월 프로모션 기획부터 7월 실무 집행까지 달려야 할 이번 프로젝트 함께하실 분!

 

1. 자격: 휴머니스트 (연령, 성별, 국적, 직책, 직종, 경력 무관)

2. 보수: 휴머니스트에서 제공하는 급여 + 0원

3. 처우: 4대보험 적용

4 .대우: 좋은 대우

5. 특전: 가끔은 알코올!

6. 접수 기간: 4월 26일~4월 30일

7. 접수 방법: 전화, 방문, SNS, 메일, 네이트, 댓글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한 의사 전달

8. 접수처: 위원석, wws2001@humanistbooks.com

9. 주의 사항 : 마감 시간에 임박하면 지원자가 몰려 창구가 혼잡할 수 있으니(?) 가급적 빨리 결단, 신속 접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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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부터 TF팀의 활동이 시작되었다. 과제는 크게 세 가지였다. 첫째는 《조조록》 탄생부터 완간까지의 과정, 각계의 반응과 의의를 알리는 다큐멘터리의 제작이었고, 둘째는 12면 특별 신문 10만 부 발행, 셋째는 1권에서 20권까지 왕조별로 심층적으로 다루는 팟캐스트의 방송이었다. 물론 발행과 함께 이를 효과적으로 알리는 기자간담회, 만화계를 중심으로 발간의 의의를 공유하는 출판기념회와 각종 전시 및 이벤트 등 중요한 행사의 개최 준비도 해야 했다. 5월 초 최종 완간일이 확정되었다. 7월 22일, 그 이전에 모든 준비를 끝내야 했다.

 

출판사의 모든 마감은 치열하다. 7월 18일 오후 2시, 다큐멘터리 최종 편집회의가 열렸다. 아쉽지만 우리는 늘 마지막 마무리, 즉 최종 OK 과정에 승부를 걸었다. 구성의 일부를 바꾸고 보조 촬영을 거쳐 완간일인 7월 22일 오전 10시까지 완성하기로 했다. 7월 20일 토요일에 디자인실과 위 주간을 비롯한 TF팀 전원이 출근했다. 그날 밤 11시 20분에 ‘조선왕조실록 통문’ 신문의 최종 편집을 마쳤다.

 

 

2013년 7월 22일, 《조조록》 20권 완간본이 출간되었다. 이 시리즈의 책임 편집을 맡은 김선경 편집장을 비롯한 편집진이 공을 들여 만든 인명사전, 가계도와 마지막 장면인 근정전 앞의 27명 기념촬영 브로마이드가 추가되었다. 몇 차례의 회의와 샘플 제작을 거쳐 확정한 20권 완간 박스 디자인은 휴머니스트 아트디렉터인 김태형 실장의 작품이었다. 조선 중기 이후 왕의 집무복인 곤룡포의 홍포에서 따온 붉은색 바탕에 태조 이성계의 어진에 있는 조선의 왕을 상징하는 금박의 오조룡을 새겼다.

꼬박 10년, 3657일 만의 완간의 기쁨이 묻어나는 사진 한 장.

중앙의 박시백 선생님을 기준으로 발행인(좌), 위원석 주간(우)

 

 

오전 8시, ‘조선왕조실록 통문’ 10만 부를 인쇄하는 윤전기가 돌아갔다. 두 시간 뒤인 오전 10시에 5000부가 휴머니스트 본사에 도착했고, 9만 5000부는 인터넷 서점으로 옮겨졌다. 이것은 다음 날 배송되는 모든 주문도서에 끼워넣어졌다.

 

오전 10시 30분에 휴머니스트 강당에서 다큐멘터리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완성본이 시범 상영되었고, 오전 11시에 홈페이지를 비롯하여 유튜브, 인터넷서점 등을 통해 공개되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다큐멘터리 "재창조의 참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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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었지만 다큐멘터리 제작, 신문 발행까지는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가장 큰 어려움은 ‘팟캐스트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었다. 어느 누구도 경험해본 적이 없었다. 녹음도 문제였지만 진행자와 출연자의 섭외도 난관에 봉착했다. 대장정을 마친 작가 역시 한숨 돌릴 시간이 필요했고 완간과 함께 홍보, 마케팅 등 그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해야만 하는 출판사 역시 팟캐스트 20회의 기획과 녹음은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때 떠오른 사람이 남경태 선배였다. 나뿐만 아니라 휴머니스트 식구들도 ‘남경태 선배가 나서주면 가능하다’는 데 동의했다. 이상용 부사장과 위원석 주간이 남 선배를 찾아갔다. 고사하면 그다음 내 차례였지만 마음씨 좋은 그가 고심 끝에 나서주었다. 그의 동참으로 팟캐스트 프로젝트는 해볼 만한 것으로 바뀌었다. 7월 22일, 기자간담회를 마친 직후인 오후 3시에 홍대 싱크카페 녹음실에서 드디어 첫 리허설을 가졌다.

 

 

'팟캐스트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의 구세주 남경태 선배. 화려한 입담과 허를 찌르는 질문으로 팟캐스트의 감칠맛을 더하고 있다.

 

 

남경태 선배와 내가 진행을 맡고, 박시백 화백이 주연으로 위원석 주간과 김선경 편집장이 조연으로 출연한 첫 녹음은 사실 방송용으로 제작한 것은 아니었다. 진행하면서 나름 괜찮다 싶으면 도입부 정도로 내보낼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아무도 경험한 이가 없으니 일단 한번 해보자며 시작한 시험 녹음이었다. 신문 마감하랴, 다큐멘터리 마감하랴, 정신없는 와중에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녹음실에 앉았으니 대본이 있을 리 만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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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9일, 첫 방송이 나갔다. 저자와 편집자의 ‘10년 대장정의 마무리’와 함께 ‘40회 또 다른 대장정의 시작’을 여는 프롤로그 편이었다. 팟캐스트의 취지인 현장의 리얼리티를 살리려면(?) 시험 방송도 그냥 내보내는 도전 정신이 있어야 한다는 위 주간의 주장이 먹혔다. 4일 동안 3320명이 다운로드를 받았다. 건국대 사학과 신병주 교수가 참여한 1회 개국편 1부 방송은 8월 2일 공개되어 3일 동안 2379명이 다운로드를 받았다. 급히 녹음한 명장면 ‘짜투리 재현’ 1화 위화도회군 편도 막바지에 휴머니스트 온라인 마케터인 이선희 씨의 손을 거쳐 편집되어 추가했다. 최영 장군과 홍무제 역은 김태형 실장, 우왕과 오프닝은 휴머니스트 카페인 웃으러의 매니저 산체스, 이성계 역은 위원석 주간, 그리고 나희영 아트팀장이 나레이터로 참여했다.

 

이제 2권 태조, 정종실록까지 녹음을 마쳤다. 4회 분량이다. 앞으로 최소 18번, 매회 3시간, 총 54시간의 방송 녹음이 남았다. 매주 1회 3시간을 녹음해도 5개월 동안 이어가야 한다. 솔직히 끝까지 갈 수 있을까 확신할 수 없다. 다만 한 가지, 13년 동안 조선왕조실록의 재창조에 매진해온 박시백 화백, 10년 동안 완간을 목표로 달려온 휴머니스트, 그리고 팟캐스트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40회 방송에 나선 남경태 선배와 신병주 교수 모두 이제까지 그랬듯 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질책이 이어진다면 이 또한 가능한 일임은 분명하다. 많은 응원 바란다. 특히 해외에 있는 동포들의 반응을 기대한다. 《조조록》이 향후 열어갈 도전이자 책무 중 하나가 바로 대한민국 국보이자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조선왕조실록》의 가치를 세계 곳곳에 알리는 일이다. 《조조록》이 중국, 일본 등 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의 여러 나라에 그 가치가 알려져 다양한 언어로 보급되어 읽힌다면 《조선왕조실록》의 가치가 말뿐이 아닌 실제로 세계 유산으로 인식되는 결정적인 징검다리가 될 것이다. 해외 각국의 동포들과 손잡고 연대하면 분명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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